뉴미디어 시대에도 BBC가 1등인 이유
아리랑TV-한국국제교류재단 ‘글로벌 미디어 포럼’, “미디어의 길을 논하다”
“뉴미디어는 콘텐츠와 수용자의 요구에 따라 변화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성, 정확도, 설득력 있는 이야기구조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지난 22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아리랑국제방송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이 마련한 국제미디어포럼에서 각국 미디어 전문가들은 이같은 내용에 공감했다.
‘국제사회의 격차 해소를 위한 미디어의 역할(Bridging the Divide)’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특히 자국의 이익보호와 국제적인 상식이 충돌할 때 글로벌 미디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언론사 CEO들의 갑론을박이 펼쳐지는 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됐다.
최근 필리핀에서 새로운 형태의 뉴미디어 온라인매체로 떠오르고 있는 래플러(Rappler.com) 대표이사인 매니 아얄라(Manny Ayala)는 뉴미디어 시대를 맞은 글로벌 미디어의 미래에 대해 “신뢰있는 콘텐츠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래플러닷컴은 이야기가 커뮤니티를 만들어내고?디지털이 사회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데 영감을 받은 소셜뉴스네트워크로 ‘군중의 지혜’를 기반으로 뉴스를 발전시키고 온라인을 통해 감정을 공유하는 새로운 형식의 매체다.
그는 “과거에는 누군가 콘텐츠를 만들어내면 한번 사용되고 사라졌지만, 지금은 생산된 콘텐츠에 새로운 것이 덧붙여지고 변형되면서 계속해서 재생산되는 방향으로 미디어가 변화해 왔다”고 설명했다.
매니 아얄라는 또 “우리는 종종 새로운 기술에 이끌리며 놀라워하고 모든 것은 전혀 달라졌다고 말하지만 BBC나 ABC같은 영향력 있는 전통 매체에서 뉴스를 들어야 안심하는 것을 보면 신뢰나 정확도, 설득력 있는 이야기 구조 등에 대한 요구가 그렇게 많이 달라지지는 않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향력 있는 전통 매체가 사라지고 수백만의 블로거와 뉴스소스가 생겨난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신뢰도와 객관성을 담보한 매체들을 찾게 된다. 신뢰성과 같은 요소들이 없다면 사람들은 뉴스에 관심을 두지 않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투데이(Russia Today)’ 알렉시 니코로브(Alexey Nikolov) 대표이사 역시 이같은 내용에 공감하며 “미디어는 뉴스를 파는 것이 아니라 신뢰도와 정보능력, 뉴스품질을 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디어가 죽어가고 있다는 루머는 명백히 과장된 것”이라며 “뉴미디어가 전통 미디어를 사라지게 한다는 말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루머”라고 했다.
알렉시 니코로브는 “중요한 것은 콘텐츠”라며 “콘텐츠를 전달하는 방법이 변하고 있고 앞으로도 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3년 전만 해도 아무도 ‘트위터’를 들어본 적이 없지만 지금은 어디에서나 등장하는 것이 트위터다. 앞으로 우리가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무엇이 등장한다고 하더라도 하나도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신뢰와 책임이 남는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다른 누군가가 그들이 어떤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을 믿을만큼 어리석지 않다. 결국 대중은 신뢰할 수 있는 뉴스공급원과 그렇지 않은 것들을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BBC 월드의 국제부장을 맡고 있는 조나단 윌리암스(Jonathan S. Williams)는 ‘군중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통 매체에 대해 “대중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옛 독재자들과 다를 바가 없다”는 비유를 들었다.
이와 함께 “정확한 보도를 위한 노력이 주요 매체들의 명성을 유지하게 만드는 비결”이라며 “이러한 명성은 뉴스원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노력을 게을리하는 순간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책임감 없는 매체에 오늘은 있을지 몰라도 내일은 없다”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글=박소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