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로즈퍼레이드, ‘한국전쟁 참전용사’ 행진

한국 무용수가 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페서디나에서 열린 124회 로즈 퍼레이드에서 춤추고 있다. 미국 서부의 최대 신년 행사인 로즈 퍼레이드가 이날 오전 약 9㎞에 달하는 구간에서 펼쳐졌으며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 환호했다. 3900만 명이 TV로 이 행사를 시청했다. <사진=신화/뉴시스>

캘리포니아에서 124년째 새해를 축하하는 행사로 열리는 ‘로즈퍼레이드’에 한국 전쟁 참전 용사들이 참가해 행진했다.

1일(현지시간) 오전 8시부터 2시간 동안 로스앤젤레스 북동쪽에 있는 도시 패서디나에서는 올해도 장미와 카네이션 등 화려한 꽃으로 장식한 꽃차와 마칭 밴드, 기마대의 행진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이날은 남부 캘리포니아의 화창하고 따뜻한 날씨 대신 10℃ 아래의 쌀쌀한 기온에 구름까지 잔뜩 드리웠지만 8.8㎞에 걸친 퍼레이드 구간에는 100만 명의 관중이 몰려 꽃차, 기마대, 마칭밴드가 지날 때마다 박수와 환호로 응원했다.

미국 주요 공중파 방송이 모두 생방송으로 중계한 ‘로즈 퍼레이드’를 지켜본 시청자는 약 6000만 명으로 추산됐다.

올해 퍼레이드에서는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미국 국방부가 마련한 꽃차를 타고 행진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 국방부가 로즈페레이드에 참가한 것은 처음이다.

국방부 꽃차에는 히로시 미야무라(87), 제임스 매키친(82) 등 6명의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이 탑승했다.

미야무라 씨는 한국전쟁에서 미국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받았다.

워싱턴DC의 국립 한국전쟁 기념비에 서 있는 한국 전쟁 참전 병사들의 동상을 그대로 본뜬 조형물을 실은 길이 16.8m, 높이 6.1m의 대형 꽃차는 각각 1만 송이의 장미와 카네이션으로 장식했다.

하늘에는 미국 공군의 B2 전폭기가 저공비행으로 웅장한 자태를 뽐내며 국방부 꽃차를 호위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패서디나에서 열린 124회 로즈 퍼레이드에서 한국 무용수가 전통 춤을 추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미국 국방부가 로즈퍼레이드에 참가하면서 꽃차의 주제를 ‘한국전쟁’으로 정한 것은 미국 국민에게 한국전쟁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동시에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에게도 자부심을 심어주려는 것이라고 미국 국방부 산하 `한국전쟁 60주년 기념사업회’는 밝혔다.

최근 미국 상ㆍ하원이 잇따라 `한국전 참전용사의 해’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등 한국전을 재평가하려는 정부의 노력을 보여주려는 노력의 하나라는 설명이다.

`한국전쟁 60주년 기념사업회 사무국장 데이비드 클라크 예비역 대령은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고향으로 돌아올 때 많은 환호를 받지 못했다”면서 “(이들은 너무 나이가 많아서) 우리 정부와 국민이 이들에게 존경심을 표현할 마지막 기회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미야무라 씨는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워 퍼레이드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날 퍼레이드에는 또 봉사단체인 파바월드가 한국 전통 무용과 상모 놀이 등을 앞세운 사물놀이 행진을 펼쳐 한인 관중의 큰 호응을 얻었다.

‘침팬지의 어머니’로 유명한 영장류 학자이자 생태학자인 제인 구달 박사가 행사를 이끄는 선도차에 타는 ‘그랜드 마셜’의 영예를 안았다.

구경하기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행사장 주변에 노숙하는 전통도 이어졌다.

‘로즈 퍼레이드’는 1890년 동네 행사로 시작됐으나 차츰 규모가 커져 지금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새해 행사의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매년 1월1일 오전에 개최하지만 1월1일이 일요일이면 2일에 열린다. <연합뉴스/권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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