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새 헌법초안 ‘가결’…야권 ‘반발’

이슬람 율법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찬반세력의 충돌 등 극심한 혼란을 가져왔던 이집트의 새 헌법초안에 대한 2차 국민투표에서 70%가 넘는 찬성표가 나왔다고 23일 무슬림 형제단이 밝혔다.

이같은 국민투표 결과는 이날 무슬림 형제단 웹사이트에 게재됐다. 이번 2차 국민투표에서는 유권자 2500만명 중 800만명이 투표에 참가해 약 30%의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집트 새 헌법초안에 대한 국민투표는 15일과 22일 등 2차례에 걸쳐서 실시됐다. 1차 국민투표의 투표율은 32%로 투표에 참가한 유권자 중 56%가 새 헌법초안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차 국민투표에서 과반 이상의 찬성표를 획득해 새 헌법초안은 사실상 가결된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 야당은 23일 헌법 제정을 위한 국민투표에서 이슬람주의자들이 승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단일 정당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집트 사회민주당 대표이며 구국전선(NSF) 소속인 모하메드 아불 가르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NSF는 응집력이 강하며 모든 싸움을 함께 치르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뿐만 아니라 NSF 내의 모든 정당들은 하나의 거대 정당을 만들기 위해 진일보한 조치들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NSF는 내부분열로 이번 국민투표에서 이슬람주의자들에 맞서는 데 역부족이었다고 판단, 단일 정당을 창당해 모함메드 모르시 대통령에 압력을 계속 행사하겠다는 복안이다.

한편 이집트의 주요 야당세력인 ‘민족구국전선’은 새 헌법 초안에 대한 국민투표 과정에서 부정 행위가 있었다며 재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요구했다.

공산당 소속 정치인인 압델 가파르 슈크르는 성명에서 “우리는 투표 과정에서 저질러진 부정 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하고 있으며 검찰총장에 이를 직접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회주의 성향으로 대선 후보를 지낸 함딘 사바히는 “‘민족구국전선’은 새 헌법 초안 투표 결과를 뒤집기 위해 앞으로 평화적인 투쟁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앞으로 모든 민주적인 투쟁을 벌일 것”이라며 “다음 총선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슬람주의자들과 보수주의자들은 새 헌법 초안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반면 ‘민족구국전선’에 속한 좌파 세력과 콥트 기독교인들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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