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민당 압승, 아베 신조 총리 재집권…’우경화’ 전망

16일 치러진 일본 제46회 중의원 선거에서 야당인 자민당이 압도적으로 승리, 3년3개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17일 보도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대부분 기간 일본을 통치한 자민당이 재집권하면 일본 정부는 보다 우경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족주의 색채가 짙은 아베 신조(安倍晉三·58) 자민당 총재가 26일 2006년~2007년에 이어 다시 총리에 오르게 된다.

아베 총재는 NHK 방송에 “자민당과 공명당이 연립정권을 구성하기로 이미 결정했다”며 “조만간 양당이 정책협의를 벌이고 참의원에서 다른 많은 당의 협력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이념과 정책이 일치하는 당에 협력을 부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재는 외교 정책과 관련해 “신뢰하는 미일동맹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첫걸음”이라면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비세 인상안을 유지할 것이라며 새 정부의 최우선 경제 과제는 디플레이션을 저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베신조…유력 정치가문 출신, 평화헌법 수정 추진

아베 신조(安倍晉三) 자민당 총재는 자신의 정책을 페이스북에 올릴 때는 철저히 현대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그가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후 만든 평화헌법을 수정하려는 과거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A급 전범 용의자였던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인 외할아버지로부터 받은 영향 때문일 것이다.

부드러운 화법을 구사하는 아베 총재는 유력 정치가문 출신으로 이같은 후광 덕에 이미 일본의 최연소 총리에 오른 바 있다. 그러나 아베 총재는 총리 취임 이후 각료들의 계속되는 부정과 비리 스캔들로 지지율이 하락을 거듭했으며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뒤 부임한 지 1년 만에 총리직에서 사퇴했다.

아베 총재는 최근 한 잡지에 기고한 글에서 2007년 9월 자신이 사퇴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면서 “나는 정치인으로서 실패를 경험한 바 있다”며 “이런 이유로 나는 일본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준비가 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재는 외할아버지와 숙부가 총리를 지냈으며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중의원 의원을 지낸 화려한 정치적인 이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그는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로부터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기고문에서 “일본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은 모두 하나의 뿌리에서 생성된 것”이라며 “일본인들과 그들의 재산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힘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일본의 문제점을 풀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기시 노부스케는 A급 전범 용의자였으나 기소되지 않고 석방되었고 제56·57대 일본의 총리로 역임했다. 그는 미·일 안전보장조약의 개정을 추진했으며 국회 비준을 강행하다 이에 반대하는 일본 기독교계와 민중의 대규모 시위를 불러일으키면서 국민의 비난을 받고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아베 총재도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 개정을 주도해온 인물로 그는 자민당이 집권할 경우 평화헌법 개정과 함께 영해침범죄를 신설해 센카쿠(중국명 다오위다오) 문제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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