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석의 뉴스돋보기] ‘윌리엄 깁슨’ 인용한 안철수의 은유는?
[서울신문] 무소속 시민후보 安, 선대본부 없이 ‘SNS 캠프’ 띄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19일 출마 선언에서 ‘새로운 정치인 안철수’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기성 정치권과의 차별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 형태는 ‘무소속 시민후보’로 결정했고, 선대본부도 따로 꾸리지 않기로 했다.
대신 그동안 자신을 도와온 순수 참모진만으로 ‘네트워크형’ 조직을 구성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이용,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략)
*19일 안철수 원장이 대선에 도전한다는 선언을 했습니다. 언론의 19일 조간들은 선거조직이나 측근들에 관심을 보였지만 안씨는 비전제시를 중심으로 질의응답을 하는 형식으로 30여분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날 인상적인 점은 공상과학소설 작가의 이름이 언급된 점입니다.
그가 이날 출마 선언 중 인용한 명언 “미래는 이미 여기 와 있다. 아직 퍼지지 않았을 뿐이다”(The future is here. It’s just not widely distributed yet)는 소설가 윌리엄 깁슨(64)가 한 말입니다.
공상과학(SF)소설의 거장인 깁슨은 미국계 캐나다인으로 ‘사이버펑크의 검은 예언자’라는 애칭을 지닌 작가입니다.
그의 대표작인 1984년 작품 ‘뉴로맨서(Neuromancer)’는 ‘사이버 스페이스’를 오가며 정보를 해킹하는 주인공의 모험을 다룬 이야기로 사이버펑크 장르의 선구이자 대표작으로 꼽힙니다.
‘사이버 스페이스’라는 용어와 개념도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처음 만들어 낸 것입니다.
윌리엄 깁슨은 이 작품으로 휴고·네뷸러·필립 K.딕·SF크로니클 등 SF계의 주요상을 대부분 석권하며 공상과학소설 하위장르 ‘사이버펑크’의 대표적 작가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사이버 세계 속의 몽환적인 이미지들은 ‘메트릭스’ 등 사이버 스페이스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에 바탕이 됐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월리엄 깁슨이 ‘뉴로맨서’를 쓸 당시에 컴퓨터 부팅도 할 줄 모르는 ‘컴맹’이었다는 점입니다.
만약 안 원장이 오늘 발표에서 이 작가를 통해 어떤 ‘메타포’를 숨긴 것이라면 그것은 “정치를 모르는 나이기에 더욱 강하게 정치혁신을 할 수 있다”는 것 아닌가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