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칼럼] 공무원과 정치인이 야합하면···
한국언론이 진보 대 보수, 조중동 대 한경(본래는 한경대, 즉 한겨레 경향 대한매일=서울신문) 등 이념 및 진영논리에 갇히기 전에는 타매체를 칭찬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2000년대 들어 특히 언론사 세무조사와?두차례 대통령선거 이후 언론사간 갈등이 심화, 확대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한겨레신문에서 23년간 기자생활을 한 필자가 빼놓지 않고 읽는 칼럼이 있다. 조선일보 ‘송희영 칼럼’이다. 토요일 격주로 실리는 송희영 논설주간의 칼럼을 두고?일부 타사기자들은?“조선일보답지 않다”고 평한다. 금융 등 경제분야 칼럼을 주로 쓰는 송 위원의 8일자 ‘공무원과 정치인이 야합하면’ 제목의 칼럼은 국회 국정감사를 앞둔 정가와 관가 모습을 예리하게 뚫어본다.?그는 “후진 집단끼리의 야합으로 생산된 불량품을 국민들이 언제까지 뒷감당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헌법성 삼권분립의 원칙을 적용해 영국처럼 담당자 이외에는 공무원과 정치인의 접촉을 엄격히 금지하는 방안을 찾아봐야 한다”고 말한다. 올해 세계경제포럼(WEF) 조사에서 한국의 경쟁력은 세계 19위 수준으로 평가됐지만 정부정책 결정의 투명성은 133위, 정치권에 대한 신뢰는 117위였다.
칼럼의 다음 대목은 또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공무원이 국회를 들락거리고 정치인을 접촉하는 목적이 돌출질문 방어나 정책조율에 있다고만 믿으면 오산이다. 같은 고향출신인 의원을 만나면, ‘다음 달에 승진인사가 있습니다. 장관님께 전화 한통만···’이라고 청탁할 기회를 잡는다. 장관은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의 부탁을 딱 잘라 거절할 수 없다. 이번엔 안되더라도 ‘다음 번엔 꼭 배려하겠다’는 빈말 약속이라도 해야 한다. 어느 부처에든 장차관이 국회 상임위원장의 몫을 따로 챙겨주어 누가 승진했다는 일화는 흔해빠졌다.”
이상기 기자 winwin0625@theasian.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