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 이 기사] 난민에 아름다운 손 내미는 ‘어필’의 ‘지각 첫돌’
우리나라도 이제 난민 인권운동이 뿌리내리는가?
유엔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난민협약·Convention Relating to the Status of Refugees)은 난민을 “인종, 종교, 국적, 특정의 사회집단의 구성원인 것 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는 위험을 갖기 때문에 국적국 외에 있는 자로 그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자 또는 그러한 공포를 갖기 때문에 그 국적국의 보호를 받는 것을 바라지 않는 자”로 정의하고 있다.
한국이 난민에 가입 신청한 것은 1992년 12월 3일. 이후 정치·종교 등의 이유로 박해를 피하려고 한국을 선택하는 외국인은 계속 늘고 있지만 이들이 난민으로 인정받기까지는 결코 순탄치 않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따르면 한국의 난민협약 가입 이래 작년까지 난민인정 신청자는 3,926명이고, 이중 난민으로 인정받은 사람은 260명인데 난민 인정 비율이 6.6%에 그치고 있다. 작년만 보면 1,011명이 신청하여 42명만 난민으로 인정받아 그 비율이 4% 정도에 불과했다.
또 2008년 발표한 실태조사는 난민신청 과정에서 응답자의 51.5%가 법률적 도움을 받지 못했고, 24.8%만 NGO나 무료변호사와 교회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난민신청 접수 1년이 넘었는데도 넷 중 한 명(24.2%)은 인터뷰조차도 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3명의 변호사가 꾸려가고 있는 공익변호사단체인 ‘공익법센터 어필’(Apil·Advocates for Public Interest Law)이 출범 1년 6개월 만에 ‘지각 1주년 기념식’을 열고 후원자 200여명의 도움으로 홀로서기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한국일보는 7월18일자 9면에 싣고 있다.
어필은 지난 1년여 동안 행정소송 대리 등 법률지원 활동을 펴 10명이 넘는 외국인이 난민 지위를 인정받도록 도왔고, 작년에는 5살짜리 아이와 함께 외국인 보호소에 불법 구금돼 있던 중국 출신 난민을 발견해 구출하기도 했으며, 또 아시아 최초로 한국 국회에서 통과된 난민법의 기틀을 닦기도 했다고 한국일보는 전한다.
어필이 ‘첫돌 행사’를 그동안 열지 못한 이유는 활동을 계속할 수 있을지 불투명했기 때문인데, 살림살이는 빠듯하지만 이젠 후원자들의 지원도 받아 난민, 무국적자, 불법 구금된 이주자 등 외국인 인권 문제에 초점을 맞춰 고유한 업무를 이어가면서, 공항 난민신청 절차 개선과 한국 원양어선이주 노동자의 인권 옹호 활동도 지속적으로 벌이기로 했단다.
“품안에 든 새는 잡거나 야박하게 내치면 안 된다”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가 최근 들어 “원조 받는 나라에서 외국에 도움 주는 나라가 되었다”고 내세우는데, 거기에 머물지 말고, 정치·종교 등의 박해가 두렵거나 그것을 견디지 못해 우리나라를 찾아온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그들이 우리 이웃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어필 같은 법률적 지원 봉사단체도 더 늘고, 일반인들도 편견을 버리고 따뜻이 대했으면…. 그래서 다른 나라 국민들이 자신들 나라보다 더 부러워하고, 자랑스럽게 여기고 사랑하는 나라가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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