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중앙, “김병화 의혹 해소 못하면 대법관 자격 없다”

“대법원은 온갖 이해관계의 다툼과 갈등을 정리하는 최후의 심판자다. 종종 과소평가되지만 대법원의 권능은 막강하다. 개별 사건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국회가 만든 법률은 법원의 해석을 통해 구체화된다. 수동적으로 국회가 만든 법을 그저 ‘해석’한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법에도 없는 기준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부분만 살펴보자. 형법은 ‘사실 적시’에 대해서만 위법성 조각 사유를 규정하고 있지만 허위사실과 관련해 ‘상당성’이라는 면책 요건을 만들어 법 개정 없이도 표현의 자유를 대폭 확장한 것이 대법원이다. 아예 면책 규정이 없는 피의사실공표죄의 면책 기준도 만들어냈다. 반대로 1심과 2심이 엇갈렸던 안기부 X파일 사건에서는 면책 요건을 좁게 설정해 표현의 자유를 축소했다. 최근에는 하급심에서 유무죄가 엇갈린 공무원의 시국선언을 법이 금지한 집단행동으로 보고 유죄를 확정했다. 대법원 구성은 노동이나 경제정의, 소수자 보호 문제까지 가지 않더라도 당장 전 국민의 표현의 자유에 직결되는 일이다.”
6년 이상 법조를 출입한 SBS 심석태 기자가 <기자협회보> 6월13일자에 쓴 칼럼이다.

법무부 장관 추천으로 검찰 몫의 대법관 후보가 된 김병화 인천지검장에 대한 의혹들이 쏟아져 나왔다. <중앙일보>는 12일자 사설에서 “김병화 의혹 해소 못하면 대법관 자격 없다”는 제목을 내고 “대법관은 정의의 수호자로 불리는 막중한 자리다. 3심제의 마지막 단계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책무를 진다. 이 자리에 서려면 법적으로는 물론 도덕적으로도 흠결이 없어야 한다”고 썼다.

이 신문은 “김 후보자가 만약 각종 의혹에 대해 명쾌한 대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스스로 거취를 밝히는 게 맞다. 대법관 후보자 제청권자을 가진 대법원장도, ‘검찰 몫’으로 김 후보자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법무부 장관도 이번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후보자의 의혹을 철저히 검증하지 않은 채 청문회장에 앉게 한 것은 국회, 나아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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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기자 winwin0625@theasia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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