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받는 학생은 인권도 없나…’절차는 비공개, 변호인도 없어’

아주대학교…학생들은 ‘국민권익위’ 진정, 교수들은 ‘교과부’에 진정

대학이 학생을 징계하면서 청문과정을 공개하지 않고, 징계에 회부된 학생이 변호인을 동반할 수 없도록 하는 등 학생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독고윤 교수는 ‘아주대학교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교수모임’을 대표해 “반교육적인 대학의 학생징계절차를 시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교육과학기술부 이주호 장관에게 보냈다고 11일 밝혔다.

독고 교수는 진정서에서 “아주대학교의 경우 ‘학생상벌위원회 운영 규칙’에 ‘위원회의 심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으며, 징계에 회부된 학생이 지도교수나 변호인과 함께 위원회 청문에 참석할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위원회는 학생이 청문 공개를 원하더라도 비공개를 고집하고 있으며, 학생징계를 발의한 교수가 징계위원으로 참석하는가 하면, 같은 위원회가 재심을 접수하는 등 절차적인 공정성을 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독고 교수는 이주호 장관에게 “학생징계 학칙과 관련한 교과부 지침을 인권보호에 적합하도록 개선해 일선 대학에 시급히 하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수모임’이 제시한 학생징계학칙 개선 방침으로는 △사법권의 범위를 명확히 할 것(학교 밖 사건에 대해 사건을 학교당국에 보고하는 사람의 자격, 학생간 사건에 대해 학교가 개입할 수 있는 범위 등) △학생을 징계위원회에 제소하기 전 학생의 잘못을 증명하는 의무가 학교당국에 귀속하는 것임을 명백하게 할 것 △학생이 증인이나 변호인과 함께 조사받을 권리를 보장할 것 △위원회의 증거 채택 기준을 정할 것 △학생이 위원회 청문에 지도교수나 변호인과 함께 출석할 권리를 보장할 것 등이다.

한편 이번 사안은 아주대학교측이 경영학과의 재정부정 의혹들을 제기한 대학원생 2명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로 학교명예를 훼손시켰다’는 혐의로 징계에 회부한 데서 시작됐다.

징계에 회부된 학생들은 “‘학생징계 규칙’이 공정하지 못하고 부실해, 학교 당국이 악의를 품고 학생을 무고하면 징계를 피할 방법이 없어 학생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이에 대해 관계부처에 시정을 권고해줄 것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한 바 있다.

박소혜 기자 fristar@theasia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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