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11/28] 필리핀 부통령 “유사시 대통령 암살” 파문 확산
1. “중국 내수 활성화 위해 2천조원 지원책 필요”
–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중 무역전쟁에 대비해 중국이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해 10조 위안(약 1조4천억 달러·1천920조 원) 규모의 지원책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음. 28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HSBC 자산운용은 2025년 자산 전망 보고서에서 “트럼프 시대에 중국은 내수를 더 늘려 성장 동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음.
– 중국 및 아시아 주식 책임자인 캐롤라인 유 마우러는 보고서에서 “트럼프발 관세 폭탄으로 무역전쟁 2라운드가 예고된 가운데 중국 부동산 경기는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1조4천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투입되면 소비자 지출을 자극하고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 회복할 것”이라고 분석.
–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서 수입되는 상품에는 1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것이라는 내용의 정책을 취임하자마자 시행하겠다고 예고.
– 마우러는 “중국은 내년에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타격과 경기 부양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해야 할 것”이라면서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이러한 상황에서 경제 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음. 그는 또 “이러한 현금 투입이 몇 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시행될 수도 있겠지만, 투자자들은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계획을 보고 싶어 한다”고 강조.
– 장기간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중국은 지난 9월부터 경기부양책을 잇달아 내놓았음. 이달 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방정부의 숨은 부채 탕감을 위한 10조위안(약 1천920조 원) 투입 계획을 밝혔으며, 중국 정부는 부동산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각종 부동산 세제를 완화하는 지원책을 발표. 그러나 시장의 유동성이 커질 만한 대규모 부양책은 나오지 않아, 시행 여부와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음.
2. 일본 외무성, 20여년만에 대규모 조직개편
– 일본 외무성이 자국민 보호와 경제외교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20여년 만에 대규모 조직 개편을 추진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8일 보도. 보도에 따르면 외무성은 관련 시행령 등을 개정해 내년 여름 이후 영사(領事) 체제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할 방침. 영사는 통상 이익을 도모하고 자국민 보호를 담당하는 공무원을 뜻함.
– 외무성은 기존에 테러·분쟁 등 사안별로 대응하도록 한 영사 업무에 변화를 줘 평상시와 유사시로 구분해 담당 부서를 둘 계획. 이에 따라 해외 체류 일본인이 큰일을 당했을 때 대응하는 ‘해외국민긴급사태과’와 평상시 국민 보호를 담당하는 조직을 영사국에 각각 신설.
– 닛케이는 “일본 기업이 많은 중국 선전에서 지난 9월 일본인학교 학생 피습 사건이 있었다”며 영사 업무를 평상시와 유사시로 나눠 사건 초기부터 수습까지 일관성 있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
– 외무성은 경제외교와 관련해 국제 경제질서 구축 전략과 인공지능(AI), 디지털, 친환경 정책 수립을 담당하는 ‘경제외교전략과’를 만들 방침.또 경제국 안에 경제안보를 담당하는 ‘경제안전보장과’를 신설해 인원을 확충하고, 일본 기업의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 지역 진출을 돕기 위해 주요 재외 공관에 ‘경제광역담당관’을 둘 계획.
– 아울러 경제국에 있던 유럽연합(EU) 경제 담당 조직을 유럽국으로 옮겨 EU를 상대로 정치·경제를 통합한 외교를 추진. 이는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에 대비해 자유무역을 중시하는 EU와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과 맥이 닿아 있다고 닛케이는 분석.
3. 일본은행 국채 평가손실 126조원, 금리 상승에 급증
–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보유 국채 관련 평가손실이 금리 상승 여파로 급증하면서 다시 역대 최대를 경신. 28일 일본은행의 2024사업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반기 결산자료를 보면 올해 9월 말 기준 보유 국채 잔고(취득가 기준)는 585조4천538억엔(약 5천399조원)으로 6개월 전보다 0.7% 줄었음.
– 보유 국채 잔고 감소세는 국채 매입 규모를 감축해온 영향이 큼. 그러나 보유 국채의 시가는 571조7천933억엔(약 5천273조원)으로 같은 기간 1.5%나 줄면서 평가손실 규모가 13조6천604억엔(약 126조원)으로 늘었음.
– 평가손실 규모는 6개월 전 9조4천337억엔보다 44.8%나 증가. 이는 일본은행이 올해 3월부터 정책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데 따른 것. 국채의 시장 가격은 금리가 오르면 떨어지는 역관계에 있음.
– 다만 일본은행은 일반적으로 만기 때까지 국채를 보유해 시가 반영을 할 필요는 없는 만큼 평가 손실로 인한 부정적 재무 영향이 당장 현실화하는 것은 아님. 그러나 앞으로도 금리 인상을 진행하면 평가손실이 더 불어나는 만큼 전문가들로부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음.
4. 필리핀 부통령 “유사시 대통령 암살” 파문 확산
– 필리핀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의 ‘유사시 대통령 암살’ 발언을 둘러싼 파문이 확산. 27일 AP통신과 현지 매체 필리핀스타 등에 따르면 필리핀 국가수사국(NBI)은 대통령 암살 위협 발언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라며 부통령실에 전날 소환장을 전달. 법무부 산하 NBI는 두테르테 부통령에게 오는 29일 출두하라고 요청했으며, 부통령은 형사상 면책 특권이 없어 기소될 수 있다고 설명.
– 두테르테 부통령은 지난 23일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겨냥한 암살 계획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이 암살되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과 가족을 죽이라고 경호원에게 지시했다고 말했음. 필리핀에서 개인이나 가족에게 해를 끼치겠다고 공개적으로 위협하는 발언을 하면 징역이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음. 대통령궁도 이 문제를 대통령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보고 국가 안보 문제로 간주하겠다고 밝혔음.
– 마르코스 대통령은 25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살해 위협이 있었다”며 “나는 싸울 것이며 그런 일이 있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음. 그는 두테르테 부통령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러한 범죄 계획을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 두테르테 부통령은 논란이 일자 암살 발언은 실제 위협이 아니라 자기 생명과 안전에 대한 우려의 표현이자 마르코스 정부에 대한 실망의 표현이었다고 주장.
– 필리핀 경찰은 이와 별개로 두테르테 부통령과 보좌진 일부를 폭행 혐의 등으로 형사 고발했다고 이날 밝혔음. 하원은 두테르테 부통령의 예산 유용에 관한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부통령 수석보좌관 줄레이카 로페스를 구금하기로 했음. 경찰은 “공권력에 대한 저항과 불복종은 법 위반일뿐 아니라 대중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고발 이유를 설명.
– 파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두테르테 부통령의 아버지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도 가세해 논란을 키웠음.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25일 “필리핀 통치는 분열됐다”며 “수많은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은 군뿐”이라고 말했음. 그는 군에 쿠데타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군이 마르코스 대통령을 지지하지 말 것을 촉구.
– 2022년 대선에서 마르코스 대통령과 두테르테 부통령이 러닝메이트를 이뤄 당선되면서 두 가문은 강력한 정치적 동맹을 구축. 그러나 이후 두 가문은 불화를 빚기 시작했고, 결국 동맹이 완전히 깨져 최근 서로 맹비난하고 있음.
5. 베트남 “미국산 항공기·LNG 등 더 수입”
– 베트남이 ‘트럼프 2기’를 앞두고 미국산 항공기와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수입을 늘리겠다고 밝혔음. 27일 현지매체 등에 따르면 도 훙 비엣 베트남 외교부 차관은 이날 하노이에서 열린 미국상공회의소 주최 행사에서 “베트남은 미국과 조화롭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무역을 활성화할 것”이라 이같이 말했음. 그는 군사 장비나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미국산 고가품을 더 많이 구매할 계획이라고도 덧붙였음.
– 이러한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 멕시코, 캐나다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이후 나왔음. 중국과 멕시코는 각각 지난해 기준 미국의 무역적자국 1위와 2위. 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무역적자국 3위인 베트남에도 높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옴. 베트남의 지난해 대(對)미국 무역 흑자는 약 1천억달러(약 139조6천억원) 규모.
– 팜 민 친 베트남 총리도 이날 행사에서 미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면서 미국에 베트남 무역 지위를 ‘비시장경제’에서 ‘시장경제’로 격상할 것을 촉구. 그는 또한 “미국이 베트남에 대한 안보 관련 기술 수출 제한을 풀어주기를 바란다”며 위성 통신 개발을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과 협의해왔다고 말했음.
– 한편, 베트남은 부가가치세(VAT) 면제 혜택을 폐지하는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한 중국산 저가 수입 제품에 대한 대응은 강화하기로 했음. 베트남 국회는 외국 전자상거래 업체에 적용되던 저가 상품 VAT 면제 혜택을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세법 개정안을 전날 승인. 이에 따라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판매하는 저가 제품에도 내년 7월부터 최대 10% VAT가 부과될 예정.
– 베트남은 2010년부터 100만동(약 5만5천원) 미만 온라인 수입품에 VAT를 면제해왔음. 이번 조치는 베트남 당국이 미등록 상태로 진출해 초저가 제품으로 시장을 잠식 중인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와 패스트패션 기업 쉬인에 접속 차단 가능성을 경고한 이후 수주 만에 나왔음.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은 인도네시아, 태국에 이어 동남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
6. 헤즈볼라, 휴전후 첫 공식 입장 “저항 지속”
– 이스라엘과 일시 휴전한 친이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27일(현지시간) 자신들의 저항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휴전 합의 이튿날인 이날 저녁 첫 입장문을 내고 이스라엘의 움직임을 “계속 감시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음.
– 헤즈볼라는 “이슬람 저항군의 작전부는 모든 군사 분야와 대원들이 이스라엘 적의 야망과 공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완전히 준비돼 있을 것임을 확인한다”고 말했음. 그러면서 헤즈볼라 대원들은 “레바논의 주권 방어와 레바논인의 존엄을 위해 방아쇠에 손을 계속 대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 아울러 “팔레스타인에 있는 억압받고 고통받는 이들”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도 역설.
– 헤즈볼라는 입장문에서 휴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음. 이날 오전 4시 휴전 합의가 발효되면서 레바논 피란민들은 속속 귀향길에 올랐음. 이들 사이에선 고향을 다시 찾은 기쁨과 함께 무너진 터전에 망연자실한 심정이 교차. 레바논 남부 마을로 돌아온 아시야 아트위는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의 의지, 모든 적의 의지에 저항해 우리가 집으로 돌아왔단 점”이라고 강조.
– 국제사회는 이번 합의가 중동 평화로 나아가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휴전은 몇 달간 간 이어진 중동 분쟁 속 “첫 번째 희망의 빛줄기”라고 말했음.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과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은 가자지구에서도 즉각적인 휴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
–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휴전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호소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날도 가자지구 수십 곳을 폭격하며 공격을 이어갔음.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밤사이 이스라엘군은 피란민들의 거처로 사용되는 가자시티의 알타바인 학교를 공습. 팔레스타인 당국은 이 공격으로 여성 6명을 포함해 13명이 숨졌다고 밝혔음.
7. 폐허가 된 고향 복귀한 레바논 주민 ‘절망’
–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휴전 소식에 가장 기뻐한 것은 100만명의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피란민들이었음.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휴전이 발표되자 수도 베이루트에서 남부 레바논 국경지역으로 연결되는 고속도로에서는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음. 전쟁 직후 이스라엘의 집중포화를 피해 피란길에 올랐던 국경지대 주민들이 빨리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동차에 올라탔기 때문.
– 집을 떠날 당시 챙겨온 각종 가재도구를 실은 자동차들은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좀처럼 움직이진 않았지만, 피란민들은 축제 분위기. 몇개월 만에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 때문. 대부분의 자동차에선 레바논의 ‘국민 가수’ 파이루즈의 노래가 흘렀고, 일부 피란민들은 헤즈볼라의 깃발을 흔들기도 했음. ‘이스라엘과의 휴전은 사실상 헤즈볼라의 승리’라는 분위기.
– 그러나 이 같은 축제 분위기는 남부 도시 시돈 입구에 레바논 군이 설치한 검문소에 도달하는 순간 사라졌음. 피란민들은 ‘집 주변에서 불발탄을 보더라도 절대 손대지 말라’는 경고를 담은 전단부터 읽어야 했음. 피란민들이 목격한 것은 이스라엘의 융단폭격이 남긴 폐허. 집이 있어야 할 자리에 콘크리트 더미가 쌓인 장면을 목격한 주민들도 적지 않았음.
– 운 좋게 집이 파손되지 않은 피란민들도 걱정이 사라진 것은 아님. 60일간의 휴전 기간 중이라고 하더라도 이스라엘이 언제든 공격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 한 피란민은 일부 주민이 헤즈볼라의 깃발을 흔들면서 환호하자 “무슨 승리를 했다고 저러는지 모르겠다”며 “폐허와 죽은 사람들을 보라. 우리는 모두 패배했다”고 말했음.
– 국경 넘어 이스라엘 북부 주민들도 휴전 소식에 기쁨보다 걱정이 앞선 상황이라고 CNN이 전했음. 전쟁 발발 후 계속됐던 헤즈볼라의 공격이 멈추게 된 것은 환영할만하지만, 근본적인 위험은 여전하다는 정서가 강하다는 것. 국경 지대에 거주하는 한 이스라엘 주민은 “2년 정도 후에는 헤즈볼라가 공격을 재개하지 않겠느냐”며 “또한 30~40년 후 자녀 세대들도 여전히 공격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