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들, 연간 수천만원 벌이 알고보니

지난 8일 오후, 한 학생이 베이징 지하철 4호선 인민대학역의 A1 출구에서 가짜 증서를 구입하고 있다. <자료사진=온바오>

중국의 임산부 또는 아기 엄마들이 가짜 증서 판매로 연간 수천만원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청년보는 베이징의 가짜 증서 집중 거래지역인 중관촌대가와 중국인민대학 동문을 탐방한 결과, 가짜 증서를 판매하는 사람들 중에는 임산부 또는 갓 태어난 어린아이를 안고 있는 20~40대 여성들이 많았다고 9일 전했다.

허난성 핑딩산 출신의 38살 왕훙(王?) 씨는 베이징에 처음 왔을 당시 임신 중이라 직장을 찾기가 어려웠는데 지인으로부터 고액의 수익이 보장된다는 말을 듣고 가짜 증서 판매를 시작하게 됐다.

왕씨는 “학생증을 팔기를 원하는 학생으로부터 2~5위안(360~900원)에 구입해 15~30위안(2700~5400원)에 판매하며, 졸업장의 경우는 200~300위안(3만6000~5만4000원)에 판다”며 “하루에 많을 때는 700~800위안(12만5000~14만3000원)의 수익을 올린다”고 밝혔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 학생증, 졸업장 등을 더 비싼 가격에 판매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왕씨의 말에 따르면 그녀는 핑딩산에 있을 당시 수백위안(1위안=180원)을 벌기도 힘들었지만 이 일을 시작하고부터는 1년에 평균 수십만 위안을 벌어 들인다. 거액의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에 위법인 줄 알면서도 이같은 일을 할 수밖에 없다.

한 관계자는 “중관촌, 인민대학을 비롯해 베이징대학 등 주요 학교 부근에는 안후이(安徽), 산둥(山?) 등 타지역에서 온 임신부 또는 아기 엄마들이 가짜 증서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청년보는 이처럼 임신부나 갓 태어난 아이의 엄마가 가짜 증서 판매에 뛰어드는 이유는 중국의 현행 법규에 허점이 있기 때문이다.

‘중화인민공화국치안관리처벌법’ 제21조에 따르면 임산부나 1세 이하 아이를 부양하는 여성을 구류할 수 없도록 돼 있다. 그래서 해당 여성은 경찰에 잡히더라도 금방 풀려난다.

왕훙 씨는 “한 판매상은 이같은 점을 이용해 지난 10년간 아이 6명을 낳으며 가짜 증서를 판매했다”며 “10년간 총수익이 무려 300만위안(5억4000만원)이다”고 밝혔다.

하이뎬구(海淀?) 경찰 관계자는 “가짜 증서 판매를 단속하려고 해도 판매상 대부분이 임산부거나 갓난아이를 든 엄마다”며 “단속 과정에서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면 경찰이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쫓을 수도, 방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온바오/강희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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