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9/24] 이스라엘, 헤즈볼라 대대적 폭격, 356명 사망

1. 중국 인민은행장 “지준율 0.5%p 낮춰 189조원 공급”
– 좀처럼 경제 둔화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이 조만간 은행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다시 낮춰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음. 판궁성 중국인민은행장은 24일 오전 열린 금융당국 합동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지준율을 0.5%포인트(p) 낮춰 금융시장에 장기 유동성 1조위안(약 189조4천억원)을 제공할 것”이라며 “시장 유동성 상황을 보고 시기를 택해 지준율을 추가 인하할 수 있다”고 말했음.
– 인민은행은 정책금리인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와 주택 대출 금리도 인하할 방침이라고 밝혔음. 판 행장은 7일물 역레포 금리를 현재 1.7%에서 1.5%로 0.2%p 인하할 것이라며 “통화시장의 호가 금리와 예금금리의 동반 하락을 유도하고, 상업은행의 순이자마진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음. 미상환 주택 대출 금리를 주택 대출 최저 계약금 비율과 통일하겠다는 계획도 내놨음.
– 판 행장은 상업은행이 미상환 주택 대출 금리를 신규 주택 대출 금리 근처로 낮추도록 유도하면 평균 인하 폭이 대략 0.5%p 안팎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 또 전국적으로 2주택 대출 최저 계약금 비율을 현행 25%에서 15%로 낮춰 첫 주택과 2주택의 계약금 비율을 맞추겠다고도 했음.
– 인민은행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 속에 지난 2022년 4월과 12월, 작년 3월과 9월에 지준율을 0.25%포인트씩 각각 낮췄고, 올해 춘제(春節·설날) 연휴를 앞둔 2월 5일에는 0.5%포인트 더 인하. 연이은 지준율 인하로 현재 중국 금융권의 가중 평균 지준율은 약 6.9% 수준이 됐음.
– 중국 경제 둔화 상황이 이어지면서 올해 ‘5% 안팎’의 성장률 목표를 설정한 중국은 금리 인하 등 다양한 부양책을 꺼내 들고 있음. 이날 합동 기자회견에는 판 행장 외에도 리윈쩌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장, 우칭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 등 중국 3개 금융당국 수장이 이례적으로 모두 참석. 그만큼 경제 부양을 위한 중국 당국의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으로 해석.

2. 중일외교, ‘일본 아동 피습사망’ 논의
– 중국과 일본 외교 수장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만나 양국 간 현안인 일본 초등학생 피습 사망 사건과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양국 외교당국이 밝혔음. 양국 외교 수장이 대면한 것은 지난 7월 말 라오스 비엔티안 회담 이후 두 달 만.
–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은 유엔 총회 참석을 계기로 약 55분간 진행된 중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중국 광둥성 선전 일본인학교에 다니던 일본 어린이가 지난 18일 등굣길에 중국인 남성 습격을 받고 숨진 사건에 대해 의견을 교환.
–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가미카와 외무상은 범행 동기를 포함한 사실관계를 규명해 일본 측에 명확하게 설명해 줄 것과 범인에 대한 엄중한 처벌,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 또 중국에 있는 일본인 안전 확보 조치를 요청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일본인학교 등과 관련해 확산하는 근거 없는 악질적 반일 콘텐츠를 조속히 단속해 달라고 강하게 촉구.
– 이에 왕 주임은 이번 사건은 중국 측도 보고 싶지 않았던 우발적 개별 사안으로 법률에 따라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음.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주임은 “중국은 법에 따라 선전 일본 학생 피습 사건을 처리하고,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법에 따라 중국에 있는 모든 외국 시민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며 “일본은 응당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사안을) 바라보고, 정치화와 확대를 피해야 한다”고 했음.
– 중국은 이번 사건 발생 이후 “개별적 사안으로, 유사 사건은 어떤 국가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며 “중일 양국 교류·협력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해왔음. 다만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선 “여전히 조사 중”이라며 상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음.

3. 필리핀, 남중국해 암초에 해군·해경 선박 다시 파견
– 필리핀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 암초에 해군 군함과 해경 선박을 배치, 중국의 암초 점유를 막기 위한 움직임을 이어갔음. 23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필리핀스타에 따르면 알렉산더 로페스 필리핀 국가해양위원회(NMC) 대변인은 전날 한 행사에서 남중국해 사비나 암초(중국명 셴빈자오·필리핀명 에스코다 암초)에 해군 군함과 해경 선박을 파견했다고 밝혔음.
– 다만 보낸 선박 숫자나 모델, 사비나 암초에 도착 여부 등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음. 그는 “이 배들이 정박 중인지 항해 중인지 말할 수 없다. 내가 전에 말했듯이 우리는 지금 (계획을) 조정 중”이라고 말했음. 그는 중국 측이 필리핀 배들의 위치를 알면 자석처럼 따라올 것이므로 선박 위치를 공개하지 않는다면서도 필리핀이 사비나 암초에서 물리적 존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
– 앞서 이달 중순 필리핀은 지난 5월부터 넉 달 이상 사비나 암초에 배치한 대형 해경선 테레사 마그바누아호를 필리핀 본토로 복귀시켰음. 이 배는 남중국해와 인접한 필리핀 서부 팔라완 해군기지로 돌아가서 수리 작업을 거치면서 승선 인원들에게 휴가와 치료 기회를 주고 있음. 사비나 암초에 있던 기간 중국 측의 물자 보급 방해로 식수 등 보급품 부족을 겪은 승선 인원들은 탈수 증상을 보여 치료받고 있음.
– 이와 관련해 로니 길 게이번 필리핀 해경 사령관은 필리핀 선박들이 사비나 암초로 향하는 가운데 “현지에서 어떤 부정적인 상황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음. 게이번 사령관은 서필리핀해(필리핀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해역의 필리핀명)에 필리핀 선박이 몇 척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는 다양한 조합의 작전 선택지를 갖고 있으며, 관련 부서들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만 답했음.

4. 이란 대통령 “이스라엘, 중동 확전 ‘덫’ 놨다”
–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중동에서 확전을 노리고 있으며, 이란을 분쟁에 끌어들이려 “덫을 놓았다”고 주장.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찾은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란은 중동에서 전쟁과 무력 충돌이 확대되는 걸 원치 않는다고 강조.
– 이같은 언급은 같은날 이스라엘이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해 무더기 공습을 퍼부어 사망자가 거의 500명에 달하는 와중에 나온 것. 지난 7월 대선에서 온건파로 승리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 참석으로 처음으로 외교무대 한복판에 섰음. 그는 이날 “우리는 싸움을 원치 않는다”면서 “모두를 전쟁으로 끌어들여 역내 불안정을 초래하길 원하는 건 이스라엘이다”라고 말했음.
–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지난 17∼18일 레바논 전역에서 무선호출기(삐삐)와 무전기 수천개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해 현지 무장정파 헤즈볼라 조직원뿐 아니라 일반 시민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음. 또, 7월 31일 자신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려 이란을 찾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폭사한 것도 이스라엘의 소행이라고 강조.
–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란은 중동의 불안정을 원치 않는다면서 “이스라엘이 똑같이 할 의사가 있기만 하다면 우리는 모든 무기를 내려놓을 의향이 있다”고 말했음. 그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genocide)을 자행하고 있다고 규탄. 이어 이란은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하마스와, 하마스를 도와 이스라엘 북부를 공격해 온 헤즈볼라에 대한 지원을 옹호하기도 했음.
–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협상에 나설 용의를 밝히면서, 이란의 핵무기 미보유와 미사용 원칙을 천명한 ‘파트와'(최고 종교 권위자의 종교적 칙령 또는 해석)는 여전히 확고하다고 강조. 유럽 등이 이란이 다른 협정에 서명하도록 하려 하지만 “우리는 (2015년 합의됐던 것과) 동일한 틀을 따를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
– JCPOA는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 등 6개국이 2015년 이란과 체결한 협약으로,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일부 동결하거나 축소하는 대가로 서방 국가들이 대이란 경제제재를 완화하는 게 골자.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JCPOA에서 일방적으로 탈퇴,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JCPOA 복원을 선언하고 2021년 4월부터 이란과 협의를 진행했으나 별다른 진전 없이 교착 상태.

<사진=EPA/연합뉴스>

5. 이스라엘, 헤즈볼라 대대적 폭격, 356명 사망
– 이스라엘군이 23일(현지시간)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해 레바논을 대대적으로 폭격하면서 최악의 인명피해가 났음.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연일 높여감에 따라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지상전 가능성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음. 이스라엘군은 이날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와 동부에서 24시간 동안 약 650차례의 공습으로 헤즈볼라 시설 1천100개 이상을 타격했다고 밝혔음.
– 이스라엘군은 “공격 대상에는 헤즈볼라가 로켓과 미사일, 발사대, 드론을 숨긴 건물과 추가 테러 시설이 포함됐다”고 설명.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오늘은 중요한 정점”이라며 “우리는 (헤즈볼라) 로켓과 정밀 탄약 수만 발을 파괴했다”고 말했음. 이스라엘군은 이날 저녁 수도 베이루트에서 또다시 표적 공습을 감행하기도 했음. 지난 20일 베이루트 남부 외곽에 표적 공습을 벌인 지 나흘 만.
–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지만 민간인 인명 피해가 속출.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남부와 베카벨리, 바알베트의 마을에 퍼부은 공습으로 어린이 24명과 여성 42명을 포함해 356명이 숨지고 1천246명이 다쳤다”고 밝혔음. 피라스 아비아드 레바논 보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공격받은 지역에서 수천 명이 피란을 떠났다”고 말했음.
– 이 같은 인명 피해와 피란 행렬은 2006년 7∼8월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 이후 최대 규모라고 AP 통신은 전했음.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지난해 10월부터 최근 무선호출기 폭발 사건 발생 전까지 이스라엘 공격에 따른 레바논 측 사망자는 민간인 100여명을 포함해 600명 정도. 지난 11개월간 사망자 수의 절반을 훌쩍 넘는 사망자가 이날 하루에 나온 셈.
– 전례를 찾기 힘든 규모의 민간인 사상자가 나왔음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음.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안보 내각회의에서 “(레바논과 인접한) 북부에서 힘의 균형, 안보의 균형을 바꾸겠다고 약속한다”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수행하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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