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 이 기사] 아파트 옥상 텃밭에 ‘이웃 장벽’ 허물어지다
요즘 한 아파트의 위 아래층에 살면서 서로 알고 지내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저마다 살기 바쁘다 보니 바로 마주한 앞집과도 정을 나누며 왕래하는 것도 쉽지 않은 세상이다. 이렇듯 오늘날 우리의 삶은 점점 이웃과 멀어지고 파편화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어떤 아파트의 주민들은 아파트 옥상에 텃밭을 가꾸게 되면서, 친해지고 싶어도 서로 쭈뼛거려 높게만 느껴졌던, 이웃 간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다고 한다.
경향신문 6월 25일자 14면은 노원구 하계1동 한신아파트 주민 100여명이 아파트 옥상 텃밭에서 수확한 채소로 잔칫상을 차려 ‘이웃과 함께 사는 세상’을 만끽하는 소식을 싣고 있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올해부터 시범적으로 1동 옥상에 351㎡의 회원용과 270㎡의 공동 경작지를 만들어 깨, 상추, 토마토, 수박, 참외 등을 가꾸기 시작했는데, 주민 안병윤(55) 씨는 “여기서 살아온 지난 10년과 텃밭을 가꾸기 시작한 올해 아파트 생활은 전혀 다르다. 올해는 어릴 때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이웃끼리 노하우도 마음도 나누던 때와 느낌이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공모사업에 지원해 서울시로부터 받은 1000만원과 참여 주민들에게서 1만5000원씩 모아 종잣돈을 만든 텃밭농사는, 옥상에서 종일 직사광선을 그대로 받아 재배한 작물들이 누런 잎 하나 없이 초록으로 싱싱하고, 진딧물 하나 찾기 어려울 정도로 대성공이란다.
이렇게 된 데에는 옥상 하중 부담이 적고 식물이 가장 잘 자라는 흙 배합 비율을 만들어내고, 효소를 이용한 비료와 영양제를 개발한 입주자 대표 고창록(61)씨의 공이 컸다.
또 회원 개인이 재배하는 작물에도 허가받은 농약 외에는 임의로 쓸 수 없도록 미리 정한 약속이 잘 지켜졌고, 옥상 출입시간을 엄격히 제한해 이곳이 우범지대로 변질될 위험을 막은 것도 성공의 비결이라고 한다.
무엇보다도 저마다 자기 살기 바쁜 세상인데도 이웃과 정을 나누고 기쁨과 즐거움을 함께 하려는 마음에서 아파트 옥상 텃밭 가꾸기에 아파트 주민들이 적극 참여했기에, 아파트 옥상 텃밭 사업이 다른 아파트 주민들에게도 좋은 일로 알려지고 그들의 부러움을 사는 흐뭇하고 아름다운 결실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마찬가지로 우리가 꿈꾸는 살기 좋은 공동체 사회는 스스로의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과 실천이 없다면 실현될 수 없을 것이다.
The AsiaN 편집국 news@theasian.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