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장의 각별한 골프사랑, 감사원의 판단은?

경영대학원 등록금으로 골프접대? ‘등록금 예산으로 라운딩 따라다녀’

<사진=AsiaN DB>

경기도 수원의 한 대학에서 경영대학원 원장을 맡고 있는 A 교수. A 교수가 이끌고 있는 경영대학원 재정운용 실태를 파악해달라며?동료 교수들이 30일 감사원에 청원을 냈다. 재정부정을 바로 잡아달라는 것이다. A 교수는 싱글 수준의 골프 실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청원과 골프에는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AsiaN이 지금까지 드러난 자료를 통해 추적해 봤다.

CEO골프과정 해외여행 등 지원… 적자 1억원 넘어

지난 2007년 9월, 이 학교 경영대학원에 ‘CEO 골프과정’이 신설됐다. 당시 경영대학원장이던 A 교수는 골프과정 신설에 대해 ‘골프를 통한 리더로서의 품격 향상과 비즈니스 신조류 학습을 지향’한다는 취지를 내세웠다. A 교수는 “골프를 통해 경영환경을 익히고 리더십을 익히기 위해 졸업생 동문들 재교육 차원에서 이 과정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비학위 과정이었고 입학생은 학력과 경력에도 제한이 없었다. 일반인에게 골프를 가르치는 셈이다. 꼭 경영대학원이 아니어도 되는 과정이었다. 매주 두 차례 이뤄지는 수업 대부분은 인근 골프장에서 이뤄졌다. 연습과 라운딩으로 구성됐고, 때로는 국내골프여행과 해외골프여행도 있었다.

웬일인지 A 교수는 ‘CEO 골프과정’ 수업에 들어갔다. 강사의 자격도 학생의 자격도 아니었지만, 수업을 들었다. 즉 골프를 쳤다. 동료평가도 아닌데 다른 교수의 수업에 참석한 것이다. 이에 대해 A 교수는 “학생들이 원장의 필드레슨 참여를 원했다. 원우들 서비스 차원에서 참여했다”고 말했다.

원장의 골프장행에는 B 교학팀장도 함께 했다. 교학팀장은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수업이라 참석해야 했다”고 위원회의 질의에 답했다.

골프수업에서 필요한 원장과 팀장의 비용은 학교 예산으로 치렀다. 골프장 입장비는 ‘실험실습비’ 명목이었고, 골프연습공 비용은 ‘수업관리용품비’로 처리됐다. 이렇게 사용된 돈이 2년간 3800만원쯤 됐다. 경영대학발전연구위원회의 추정이다.

이에 대해 A 교수는 “학교 수업에 보직자로 참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등록금으로 운영되는 학교 예산으로 지원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밝혔다. 또 “당시에 문제가 있었다면 경리 부서에서 미리 막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 교수는 골프과정 학생들이 골프여행을 떠날 때도 교학팀장과 함께 동행했다. 지난 2007년 12월 14~18일 필리핀 골프여행에서 이들은 ‘학생지도비’, ‘학생행사지원 예산’ 등에서 비용을 지출받아 여행 경비로 사용했다. 원장 등에게 지출되는 지출결의서는 원장이 결재한다.

2008년 6월 26~30일에는 중국으로 골프 여행을 갔고 동행한 사람들의 비용 역시 대학원 예산으로 지출됐다. 이때 팀장의 휴대전화 로밍비용이나 식사비용도 대학원 예산이었다. 국내골프여행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위원회는 이같은 지출이 공금유용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A 교수는 “해외연수 역시 등록금에서 정당하게 지원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A 교수는 2004년 8월부터 2008년 8월까지 재임기간 동안 CEO 골프과정 수업을 제외하고도 평일에도 30차례 가까이 골프를 치러 다닌 것으로 위원회 조사 결과 나타났다. 심지어 지난해 11월29일 월요일 여주에서 열리는 골프행사에 참가하느라 조직행위론, 리더십, 기업문화 과목 수업을 결강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교학팀장도 이날 골프장에 동행했다.

이에 대해?A 교수는 “경영대학원의 특성상?행사 중 골프 행사가 많다. 원장으로서 가능하면 대부분 가려고 했다. 수업을 빼먹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또 “오히려 경영대학원 발전을 위해 여기저기 골프행사 쫓아다니느라고 시간과 금전적 손해를 감수했다”고 했다.

2년간 운영된 ‘CEO 골프과정’에서 초래한 적자는 1억원이 넘었다. 이는 다른 석사과정 등록금으로 보전했다. 경영대학원의 운영은 학생들의 등록금에 100% 의존하고 있다. ‘CEO 골프과정’은 신설 2년만인 2009년 8월, 후임 원장 재직 중 폐지됐다.

대학원측 회계자료공개 요구 묵살…해당 과정 폐지

예비조사를 실시한 경영대학발전연구위원회는 “이같은 지출이 공금유용이자 돈세탁에도 해당할 수 있다”며 “A 교수가 원장으로 취임한 2004년 8월 이후 지금까지 경영대학원에서 발생한 자금지출 관련 자료를 모두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를 위해 총장에게 회계정보공개를 청구하고 학사운영자료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등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A 교수는 “구체적인 자료가 아니라 몇년치 회계자료를 모두 내놓으라고 하니 줄 수가 없는 것”이라며 “경영대학원은 본부의 감사, 교육부의 감사 등 상시적인 감사가 이뤄지며, 문제가 있었으면 이미 제기되고 조치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고 학교 등록금으로 비용을 처리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면 학교에서 야단칠 일이지 동료 교수가 지적할 일이 아니며 교수들의 견해차이일 수 있다”고 했다.

위원회는 “대학당국이 자금지출 서류에 형식을 갖추고 실제 지출내역을 간과하면 외부 감사가 재정부정을 지적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학사운영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동료 교수들에게 회계정보가 공개된다면 재정부정을 정확히 진단해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소혜 기자 fristar@theasian.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