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 이 기사] 거리의 삶 접고 농부로 새로운 꿈꾸는 ‘학생들’
한때 노숙 생활을 하던 40여명이 거리 생활을 접고 대지의 품에서 농부로 새로나기를 꿈꾸며 새 삶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반갑다.
한겨레 6월 22일자 12면은 과거 노숙하며 지내다 3개월차 농부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경기도 양평에 자리 잡은 서울영농학교 1기생들의 일상생활을 조명했다.
백혈병을 앓던 딸을 8년간 병수발하다 2005년 딸을 잃고 3년 전부터 한때 거리와 쉼터 ‘보현의 집’에서 지내던 한 교육생은 서울시가 7개월의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농업 계통으로 취업을 알선하거나 농지 임대를 통해 공동농장을 꾸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소식을 접하고 힘을 얻어 농부의 삶을 새로 시작했다고 한다.
이와 비슷한 안타까운 과거를 가슴에 품은 새 농부 40여명은 지난 4월 서울영농학교에 입학해 합숙생활을 하며 농업 이론과 실기를 전문 강사에게서 배우고 있다고 한다. 교육생들은 1만6000여㎡ 밭에서 콩·감자·옥수수·수박·파프리카 등 다양한 작물을 직접 재배하며 양봉·양계도 함께 배우고 있단다.
노숙하며 구할 수 있는 일거리가 대부분 날품 파는 임시직이고, 그나마도 안정적이지 않지만, 거리 생활과 단절한 교육생들은 농사는 지속 가능하기 때문에 미래의 희망과 새로운 길로 여기고 있다.
신문은 “많은 노숙인들은 거리생활로 체력이 약해진데다 당장 홀로서기가 어려워 일자리가 생겨도 오래 지속하기 어렵다”며 “여럿이 어울려 농사를 지으면서 사회적 관계도 회복하고 어딘가에 ‘참여’한다는 자신감도 키우고 있다”는 영농학교 최종혁 사무국장의 말을 빌려 지금까지의 교육의 성과를 전하고 있다.
양평에 내려온 뒤엔 술 한 잔도 입에 대지 않았다는 환갑을 앞둔 정수남(60·가명)씨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솟는 옥수수 줄기를 보는 일도, 작업하며 동료들과 실없는 농담을 나누는 일도 즐겁다”고 한다.
다음날 공부하려면 술을 못 마시고 농사가 보통일이 아니지만 재미있고 밥맛이 당긴다는 이 분은 서울시가 약속대로 귀농 여건을 마련해주면 동료들과 어울려 농사를 짓는 게 꿈이라는데, 초여름 땡볕을 아랑곳 않고, 땅콩밭에서 거칠지만 살뜰한 손길로 잡초를 걷어내는, 이 분의 새로 시작한 성실하고 건강한 삶이 기사를 읽는 이에게도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요즘처럼 극심한 가뭄 속에서도 서울영농학교 1기생들의 보살핌을 자양분으로 노랗게 피어났다는 땅콩 꽃이 이 분들의 새로운 꿈에 대한 열정과 미래의 결실을 미리 보여주는 듯하다.
The AsiaN 편집국 news@theasian.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