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4/3] 일본 영화음악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 별세
1. 중일 외교장관 회담, 동중국해·오염수·대만 신경전
– 중국과 일본 외교장관이 2일 베이징에서 만나 동중국해·오염수 배출·대만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을 놓고 신경전. 또 중국에서 근무하던 일본인이 간첩 협의로 구속된 것에 대해서도 일본은 조기 석방을 요구했지만, 중국은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맞섰음.
– 일본 교도통신과 중국 관영 신화사 등에 따르면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중국을 찾아 베이징에서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 약 4시간에 걸쳐 회담과 오찬을 함께 하며 양국 현안을 논의. 양측은 대화와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모두 발언부터 과제가 적지 않다는 점을 거론하며 신경전을 시작.
– 하야시 외무상은 “중·일 관계에는 여러 가능성이 있지만 동시에 많은 과제와 심각한 현안에 직면해 매우 중요한 국면에 있다”고 말했고, 친 부장은 올해가 중일 평화 우호조약 체결 45년이라는 점을 언급한 뒤 “역사와 인민에게 부끄럽지 않은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며 미국과 공조를 강화하는 일본을 견제.
– 미중 전략경쟁의 최대 격전지 대만해협에 대해서는 선명한 입장차를 드러냄. 하야시 외무상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중일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를 포함한 동중국해 정세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반면, 친 부장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이익이자 중·일 관계의 정치적 기초라며 대만 문제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
– 양측은 후쿠시마 오염수 배출 문제를 놓고도 의견 차이를 보였음. 하야시 외무상은 오염수의 해양 방류 계획의 안전성을 설명하고 중국 측의 반발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지 않았다고 항의했으나, 친 부장은 “오염수 배출은 인류의 건강과 안전에 관계되는 중대한 문제”라며 “일본은 책임감 있게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
2. 일본 영화음악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 별세
– 영화 ‘마지막 황제’ 등을 작곡한 일본의 유명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사카모토 류이치가 지난달 28일 별세. 향년 71세. 1952년 도쿄에서 태어난 사카모토는 1978년 데뷔한 3인조 그룹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YMO)’로 활동하며 큰 인기를 끌었음. 그는 선구적인 전자음악과 힙합부터 록, 오페라를 비롯한 클래식까지 경계를 확장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음악가로 평가받았음.
– 사카모토는 ‘전장의 크리스마스'(1983)를 계기로 영화음악의 세계에 뛰어들었음. ‘마지막 황제'(1986)로 1987년 아시아인으로서는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작곡상을 받았음. ‘마지막 사랑'(1990)과 ‘리틀 붓다'(1993)로 골든글로브와 영국영화아카데미상을 수상하며 영화음악 거장으로 자리매김.
– 2014년 중인두암이라는 첫 번째 암 진단을 받았으나 복귀작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2015)로 골든글로브상, 그래미상 후보에 선정. 2017년에는 한국 영화 ‘남한산성’의 음악 감독을 맡았으며 2018년에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 그는 2020년 6월 직장암을 다시 선고받은 후 투병하면서도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음.
– 사카모토 류이치는 71세 생일인 올해 1월 17일에는 6년 만에 새 앨범 ’12’를 발표. 이 앨범은 투병 중 만든 음악 스케치 가운데 12곡을 골라 정리한 작품집. 앨범 아트워크는 사카모토와 친분이 있는 그림 ‘점으로부터’로 유명한 이우환 화백이 그린 드로잉을 사용.
– 고인은 생전에 음악뿐 아니라 환경, 평화 문제 등 사회 이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예술가로도 유명. 지난달 별세한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에 겐자부로와 함께 원전 재가동에 반대하며 탈원전을 주장하는 사회 운동에 참여. 또 삼림 보전단체 ‘모어 트리즈'(more trees)와 일본 지진 피해 지역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도호쿠 유스 오케스트라’를 설립하기도 했음.
3. “내년 대만 총통선거, 중국 개입 가능성 100%”
– 대만의 대(對)중국 정책기관인 대륙위원회의 추타이싼 주임위원(장관급)은 “내년 1월 총통선거에 중국의 개입 가능성은 100%”라고 강조했다고 대만 자유시보가 3일 보도. 추 주임위원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그동안 통일과 ’92공식’을 지지하는 정당을 선호해왔다” 이같이 밝혔음.
– 1992년 중국과 대만이 이룬 공통 인식이란 뜻인 ’92공식’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그 표현은 각자의 편의대로 한다는 것으로, 야당인 국민당은 이를 수용하는 입장이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은 거부하고 있음. 추 주임위원은 중국은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이 이끄는 민진당이 아닌 국민당으로의 정권 교체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이라고 주장.
– 추 주임위원은 전례에 비춰볼 때 중국은 기부금으로 위장한 자금 지원 등의 방법으로 선거에 개입하거나 그 이외의 다른 방법을 사용할 것이라고 짚었음. 대만안보협회의 허청후이 사무차장도 자유시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무력 위협 또는 경제적 유인으로 대만 유권자 인식을 바꾸려는 게 중국 공산당의 일반적인 개입 방법”이라고 전했음.
– 2016년부터 차이 총통과 민진당이 집권해온 가운데 중국은 내년 1월 총통 선거에서 친중 세력인 국민당의 선거 승리를 노골적으로 지원 중. 중국은 지난 2월 방중한 샤리옌 국민당 부주석을 쑹타오 중국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이 환대하며 국민당을 사실상 대만의 대화 파트너로 공식화했으며, 지난달 말부터 마잉주 전 대만총통도 국빈급 대접으로 중국을 방문 중.
– 이에 열흘간 중앙아메리카 과테말라·벨리즈 방문에 나선 차이 총통은 경유지인 뉴욕에서 지난 29∼30일 이틀간을 보낸 데 이어 5일에도 로스앤젤레스(LA)를 들러 대미 외교 활동을 벌이고 있음. 대만 총통선거를 앞두고 미·중 대리전이 전개되는 양상이라는 지적도 있음.
4. 디즈니 크루즈, 싱가포르에서 모항 운영
– 월트디즈니의 자회사인 디즈니 크루즈가 아시아 크루즈 여행 시장에 진출. 2일 스트레이츠타임스와 교도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관광청과 디즈니 크루즈는 2025년부터 최소 5년간 새 크루즈선을 싱가포르를 모항으로 운영하기로 합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
– 디즈니는 카리브해, 유럽, 호주 등지에서 디즈니 캐릭터와 마블 슈퍼히어로 등을 활용한 크루즈 사업을 해왔지만, 아시아는 처음. 디즈니 크루즈는 현재 크루즈선 5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3척을 추가로 도입할 계획.
– 싱가포르에 도입될 새 크루즈선은 총톤수 20만8천t 규모로 승객 6천명, 승무원 2천300명이 탑승할 수 있음. 당국은 디즈니 크루즈의 가장 큰 선박이자 싱가포르에 기항하는 전체 크루즈선 중에서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소개.
–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싱가포르 크루즈 여행 시장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음.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에는 싱가포르에 400척 넘는 크루즈선이 기항해 승객이 180만명 이상 방문. 지난해에는 크루즈 승객 120만명이 싱가포르를 찾았음.
5. 경제난 파키스탄, 지난달 물가 35.4%↑ ‘역대 최고’
–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파키스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통계청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35.4% 올랐다. 식품(47.2%)과 운송(54.9%) 가격이 급등한 영향. 통계청 대변인은 1970년대 월별로 물가상승률을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라 밝혔음.
– 파키스탄은 지난해 6월 이후 계속해서 20%가 넘는 물가상승률을 기록 중. 이처럼 물가가 급등하면서 파키스탄 중앙은행도 내달 통화 정책회의 때 기준 금리를 또다시 크게 올릴 것으로 보임. 파키스탄 중앙은행은 지난 2일 기준 금리를 17%에서 20%로 전격 인상한 바 있음.
– 파키스탄은 중국 일대일로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인해 대외 부채에 시달리다 코로나19 사태,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이어지면서 수렁에 빠졌음. 지난해 국토의 3분의 1이 침수된 대홍수까지 겹치면서 국가 주력 산업인 의류 산업 등이 어려움을 겪어 상황은 더욱 악화.
–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지원이 늦어지는 것도 경제 위기를 헤어나지 못하게 만들고 있음. 파키스탄은 2019년 IMF와 구제금융 지원에 합의했지만, 구조조정 등 정책 이견으로 인해 전체 지원금 약 65억 달러(약 8조5천억 원) 가운데 절반가량만 받았고, 나머지 지원금은 보류된 상태.
6. OPEC+, 하루 116만 배럴 ‘자발적’ 감산 결정
– 지난해 대규모 감산에 합의한 ‘OPEC 플러스'(OPEC+) 소속 주요 산유국들이 2일(현지시간) 하루 116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추가 감산을 예고.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SPA 통신은 내달부터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 50만 배럴(bpd) 감소할 것이라고 보도. 사우디 에너지부는 연말까지 이어질 예정인 감산은 국제 원유시장의 안정을 위해 예방적으로 단행됐다고 설명.
– 이번 자발적 감산은 지난해 10월 OPEC+ 회의에서 결정된 대규모 감산 정책과 별도로 실행되는 추가적인 조치.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는 지난해 10월 하루 원유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하루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한 바 있음.
– 이날 아랍에미리트(UAE)도 5월부터 연말까지 14만4천 bpd 감산에 돌입한다고 발표. 국영 WAM 통신은 이번 자발적 감산이 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전했음. 이라크도 이날 하루 21만1천 bpd 감산 계획을 발표했으며, 쿠웨이트(12만8천 bpd), 오만(4만 bpd), 알제리(4만8천 bpd), 카자흐스탄(7만8천 bpd)도 자발적 감산에 동참.
– 로이터 통신은 이날 OPEC+ 회원국이 발표한 추가 감산량을 합하면 116만 bpd에 달한다고 집계. 올해 3∼6월 50만 bpd 감산을 예고한 러시아는 감산 기한을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음.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책임 있는 원유시장 참가자로서 러시아는 올해 연말까지 50만 bpd 자발적 감산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음.
– 주요 산유국들의 잇단 감산 발표는 3일 OPEC+ 장관급 감시위원회(JMMC) 회의를 앞둔 상황에서 이뤄졌음. 앞서 지난 2월 OPEC+ 감시위원회는 하루 200만 배럴 감산 방침을 유지하라고 산유국들에 권고. 블룸버그는 OPEC+의 추가 감산이 미국과 사우디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우려. 미국은 고물가를 잡고, 러시아의 원유 판매 수익을 제한하기 위해 산유국들을 대상으로 증산을 요구해 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