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관규 순천시장 독일 행정수도 본 방문, 박람회 사후활용 구상한다

본 저류지공원을 관리하는 관계자와 공원을 둘러보는 노관규 순천시장(가운데) <사진=순천시청>

노관규 시장 “박람회 이후 정원을 시민에게 사랑받는 공간으로 돌려줄 것”
재독 한인연합회(파독 광부, 간호사) 만나 정원박람회 홍보하고 초대

뉴욕에 센트럴파크가 있다면, 이곳에는 라이나우에 파크가 있다. 1979년 독일연방정원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라인 강변의 범람지를 매입해 160ha 규모의 공원을 만든 도시, 독일 제2의 행정수도이자 베토벤의 생가로 유명한 ‘본’의 저류지 공원 이야기다.

순천시(시장 노관규)는 5박 7일간의 독일 선진도시 견학 마지막 일정으로 본을 선택했다. 거대한 도심 공원인 본 저류지를 돌아본 노관규 순천시장은 “박람회를 계기로 설계한 공간이 시민의 공간으로 완전히 정착된, 사후활용의 가장 우수한 사례”라고 언급했다.

본 저류지 공원은 보트가 운행하고, 양봉장과 놀이터, 장미정원 등 다양한 공간으로 채워져 있어 연간 70개 학교에서 생물학 연구를 목적으로 견학을 오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로 식물의 이름을 표기한 맹인정원은, ‘공원은 도시에 사는 누구에게나 차별없이 휴식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던 센트럴 파크의 조경감독 프레데릭 로 옴스테드를 떠올리게 한다.

노 시장은 저류지 공원을 관리하는 환경녹지부서장(디터 푸츠, Dieter Fuchs)을 직접 만나, 저류지가 공원이 된 후 집중호우 등의 기상이변에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공원의 관리 주체와 체계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관계자는 “160ha의 부지를 18명의 공무원이 직접 공원을 관리하고 있다. 소수 인원으로 관리가 가능한 이유는 화훼식재를 자제하고 수목과 잔디 위주로 공원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본저류지 건물은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다. 라인강 물을 끌어와 자연냉각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건물에서 사용된 물은 저류지공원 호수로 모여 다시 라인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순환형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해주었다.

또, “우리 공원은 문화재로 지정돼서 함부로 손댈 수 없다. 많은 개발 압력에도 우리가 이 공원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었던 이유다. 공원의 넓은 녹지와 15ha 정도 크기의 호수는 본 시에 기온을 내릴 수 있는 시원한 바람을 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최근 기후위기로 도시 온도가 올라가면서 호수에 녹조가 생기고, 고기가 죽고, 오리가 병든 일이 있어서 걱정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독일의 도시들은 150년 전통의 연방정원박람회 개최 순서가 돌아올 때마다 박람회를 도시 인프라 구축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해왔다. 막대한 규모의 예산이 지원되는 만큼, 박람회만을 위해 만들고 부서지는 시설이 아닌 사후에도 고스란히 시민에게 남을 수 있는 공원을 만드는 데에 주력하는 것이다.

노관규 시장은 “본저류지 공원을 13년 만에 다시 와보니 감회가 새롭다. 오래전 본을 보고 도시를 이렇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정원박람회를 기획했다. 독일의 많은 도시는 정원박람회를 먼저하고 주변에 도시계획을 하지만, 본은 이미 도시가 돼 있는 상태에서 정원박람회가 뒤에 들어오는 경우다. 우리 순천시와 비슷한 사례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박람회 이후, 사후활용 방안으로 본저류지 공원을 많이 참고하겠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생태를 공부하는 곳, 반려견과 산책하고 어르신들이 운동하는 곳, 가족들이 피크닉할 수 있는 곳, 시민들이 한데 어우러져 축제를 즐길 수 있는 곳 등 다양한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돌려줄 생각”이라면서, “공원을 관리하는 방식은 본 사례처럼 지속가능한 에너지 정책, 자원순환 정책을 펼쳐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도시정책을 획기적으로 바꾸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한편 노관규 순천시장 일행은 본에서 독일 한인회 관계자들을 만나 정원박람회 홍보 활동도 펼쳤다. 재독한인총연합회장(정성규)은 “조국에서 귀한 정원박람회가 열린다고 하니까 마음이 뿌듯하다. 10월 파독광부와 파독간호사들을 모시고 순천 정원박람회를 꼭 방문하겠다”고 반가움을 표시했다.

본 방문을 끝으로 선진지 견학을 마친 노관규 시장은, 슈투트가르트·프라이부르크·만하임·뒤셀도르프 등 혁신적인 시도로 도시 구조를 바꿔낸 선진 사례를 충분히 숙려하고 2023정원박람회 이후 일류 도시로 도약할 순천시만의 고유한 청사진을 그려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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