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슈투트가르트 ‘바람이 지나가는 길’ 방문‥정원만박람회 이후 청사진 그린다

바람길로 유명한 독일 슈투트가르트를 방문한 노관규 순천시장과 견학 단이 도심숲을 둘러보며 순천시에 접목할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사진=순천시청>

순천시(시장 노관규)가 박람회 이후 일류 순천의 미래 청사진 제시를 위해 국외 선진지 견학에 나섰다. 이번 견학은 순천과 비슷한 시기에 독일연방정원박람회(BUGA23)를 개최하는 ‘만하임’을 포함, 독일의 선진 도시 다섯 곳을 돌아보고 순천의 주요 현안과의 접목점을 찾기 위해 5박 7일 일정으로 준비됐다.

첫날 노관규 시장 일행의 발걸음이 향한 곳은 ‘바람길’로 유명한 슈투트가르트다. 이곳의 바람길은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에 삽입된 히사이시조의 연주곡 ‘바람이 지나가는 길’을 떠올리게 한다. 숲의 수호신 ‘토토로’가 살고 있을 법한 깊은 산에서 만들어진 시원한 바람이 슈투트가르트의 도심숲까지 불어오기 때문이다.

독일 남부의 대표적인 공업도시이자 분지 지형인 슈투트가르트는 대기오염·공기순환 문제로 몸살을 앓았지만, 1930년대부터 바람길을 연구하고 이에 맞춰 도시계획을 시작했다. 바람길을 막지 않는 건축·조경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44년간 다섯 번의 정원박람회를 거치며 아홉 개의 도시공원을 U자로 연결했다. 8km에 달하는 거대한 도심숲이 완성되자 시민들은 3시간 이상 자동차를 만나지 않고도 녹지를 거닐 수 있게 되었고, 미세먼지와 폭염, 공기 순환 등 도시의 고질적인 문제도 해결됐다.

순천시 일행은 바람길숲을 이용하고 있는 슈투트가르트 주민을 직접 만나, 바람길숲은 주민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또 바람길숲 조성 이후 도시는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물었다.

아이와 산책을 하다 인터뷰에 임해준 슈투트가르트 주민은 “바람길숲은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는 중요한 곳이다. 시 차원에서 나쁜 공기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특히 BUGA박람회를 통해 많은 것이 좋아졌다고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슈투트가르트는 ‘바람길’이라는 하나의 합의점을 바탕으로 장기적이고 일관된 도시 계획을 설계하면서 공업도시의 오명을 벗어던졌다.

순천시 또한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준비하며 동천을 축으로 순천만습지와 국가정원, 도심을 연결하는 ‘가칭)정원가도’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국가정원과 도심을 분리하던 아스팔트 도로 위에 잔디를 깐 ‘그린아일랜드’가 하나의 본보기다. 이처럼 박람회를 통해 도시 내에 점처럼 흩어져 있던 녹지들을 잇고, 장기적인 녹지축 확대의 시작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Green U 도시숲을 시찰한 노관규 시장은 “바람길이 트인 도시에 서자 사람의 숨도 탁 트이는 것을 느꼈다.”면서, “오천 그린광장과 그린아일랜드 조성 후 운영 방향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오늘 그 해법을 발견했다. 그늘과 편의시설을 착실히 보완해서 공연 시에는 관람석이자, 반려견에게는 놀이터이자, 아이들에게는 해방구 역할을 수행하는 시민의 공간으로 탄생시키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2일 차에는 세계적인 환경 수도 프라이부르크시를 방문해 순천시의 대자보(대중교통, 자전거, 도보) 도시 조성에 관한 해법을 구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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