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11/29] ‘톈안먼 주역’ 왕단 “중국 공산당, 백지시위 유혈진압하면 붕괴”
1. 베이징 등 중국 곳곳 제로코로나 반대 시위 “자유를 원한다”
– 중국 상하이와 광저우 등에서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도 베이징에서도 성난 주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왔음. 28일 소셜미디어와 목격자들에 따르면 일요일인 전날 밤 10시께 베이징 차오양구 량마차오루 인근에 아무런 구호도 적지 않은 A4 용지를 든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 량마차오루는 각국 대사관이 위치한 곳으로, 각종 호텔과 상업시설 등이 밀집한 지역.
– 영상 속 백지를 든 시민들은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 희생자들을 추모한 뒤 “봉쇄 대신 자유를 원한다”라거나 “문화혁명 2.0을 끝내라”라는 내용의 구호를 외치며 제로 코로나 철회를 촉구. 시민들이 든 백지는 검열에 저항한다는 의미로, 백지 시위는 2020년 홍콩에서 국가보안법에 반대하는 시위 때도 등장한 바 있음.
–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경찰이 주변을 봉쇄하자 시민들은 ‘거짓말 말고 자존심이 필요하다’, ‘문화혁명 말고 개혁이 필요하다’, ‘영수(領袖) 말고 선거권을 요구한다’, ‘노비 말고 공민이 돼야 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음.
– 시민들이 외친 이 구호는 지난달 13일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북서쪽으로 약 9㎞가량 떨어진 쓰퉁차오에 내걸렸던 시진핑 국가 주석 비난 현수막의 내용. 시 주석이 코로나19 감염 차단을 이유로 경제를 내팽개쳤고, 문화대혁명을 재연하고, 마오쩌둥이 누렸던 영수 자리를 탐하고, 중국인을 노비처럼 부리고 있다고 비난한 것.
– 당국은 당시 현수막을 게시한 사람을 연행한 뒤 소셜미디어에서 관련 사진과 영상을 차단하고 시위 사진을 공유한 사람들의 계정까지 정지시켰지만, 적지 않은 베이징 시민이 관련 내용을 알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 셈. 시위대는 또 “상하이 파이팅, 상하이 구금자를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전날 상하이에서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된 사람들을 석방할 것을 촉구.
– 로이터는 이날 상하이 당국이 지난 이틀간 시위 현장 주변에 장벽을 세웠다며 “중국 관영매체들은 시위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대신 논평을 통해 코로나 방역 규정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고 지적. 전날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영국 BBC 기자가 몇 시간 동안 경찰에 붙잡혀 구타를 당했다고 BBC가 밝힌 가운데, 로이터는 자사 기자도 전날 밤 약 90분간 경찰에 붙잡혔다 풀려났다고 밝혔음.
2. ‘톈안먼 주역’ 왕단 “중국 공산당, 백지시위 유혈진압하면 붕괴”
– ‘6.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톈안먼 사태) 주역인 왕단(王丹)은 중국 공산당 정권이 엄격한 코로나 봉쇄 정책을 완화하는 대신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를 유혈 진압하면 공산당 체제가 붕괴할 수도 있다고 경고. 29일 대만의 영자지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왕단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중국인들의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에 관한 글을 올리면서 이같이 주장.
– 왕단은 페이스북 글에서 “역사는 되풀이된다.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은 1991년 구(舊)소련의 해체를 고려한다면 하룻밤 사이 체제가 전복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 왕단의 이런 경고는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는, 이른바 ‘백지 시위’가 지난 주말 베이징과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주요 도시에서 발생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음.
–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왕단은 페이스북에 글을 게시한 다음 날인 2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자신이 현재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에 있다면서 중국 대도시 곳곳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에 흥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음. 왕단은 “만일 중국 공산당이 (톈안먼 사태 발생 후) 33년이 흐른 오늘날 유혈사태를 되풀이한다면 중국 공산당은 과거보다 더 큰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 왕단은 6.4 톈안먼 민주화 시위 경험을 들면서 이번 중국인들의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와 관련해 슬로건을 “봉쇄 반대”, “제로 코로나 반대”, “자유를 달라” 등으로 단순화하고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 그는 또 중국 정부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위해 모기지 상환 연기, 현금 인출과 같은 전국 단위의 비협력 운동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제안.
– 왕단은 1989년 톈안먼 사태 당시 베이징대 역사학과 학생으로 민주화 시위를 주도. 왕단은 반혁명선동죄와 정부전복음모죄 등으로 두 차례에 걸쳐 7년 동안 수감생활을 하다가 1998년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치료목적으로 가석방. 왕단은 미국 현지에 머물거나 대만을 오가면서 중국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촉구하는 집회와 모임을 주도하고 있음.
3. 일본 정부, 원전 수명 60년 이상으로 연장
– 일본 정부가 현재 최장 60년인 원자력발전소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 원전 운전을 일시적으로 멈춘 정지 기간을 운전 기간에서 제외하는 원전 활용방안을 제시했다고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이 28일 보도.
경제산업성은 이날 원자력소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원전 활용 행동 계획안을 제시.
– 이 안에 따르면 원전 운전 기간을 원칙적으로 40년으로 하되 원자력규제위원회 허가를 얻어 20년을 연장해 최대 60년까지 운전할 수 있도록 한 현행 규정을 유지하며 원전 안전 심사 시 장기 운전 정지 기간을 운전 기간에 넣지 않도록 했음. 경제산업성은 원전 운전 기간의 상한을 완전히 없애는 안도 검토했으나, 노후한 원전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고려해 기존 상한 규정을 유지하면서 절충안을 제시.
– 일본에는 애초 원전 운전 기간에 관한 규정이 없었으나,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때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 이후 운영 기간의 상한이 정해졌음. 유가 급등과 전력 부족 문제를 겪으면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 8월 전력의 안전 공급이라는 관점에서 원전 운전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
– 경제산업성은 또 차세대 원전의 개발·건설과 관련해 기존 원전의 폐로에 맞춰 같은 부지 내에 차세대 원전을 건설하는 방향성을 제시. 일본 정부는 차세대 원전의 초기 투자액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정부가 사업자에 자금조달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음.
4. 차이잉원 대만 총통, 민진당 대리 주석 가오슝시장 낙점
– 지방선거 참패로 집권 민진당의 주석에서 사퇴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민진당 대리 주석에 천치마이 가오슝 시장을 낙점했다고 연합보 등 대만언론이 28일 보도. 보도에 따르면 민진당 차이 총통 계파는 자파 계열인 천치마이 가오슝 시장을 대리 주석으로 결정. 오는 30일 민진당 중앙상무위원회에서 추천 방식으로 천 대리 주석이 확정될 예정.
– 이에 따라 재선에 성공한 천 시장이 향후 주석 선거에도 출마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연합보가 전했음. 차이 총통 계파는 민진당 주석 후보로 전 입법원장(국회의장)인 쑤자취안 대만일본관계협의회 회장과 내달 임기가 끝나는 정원찬 타오위안시장, 린유창 지룽시장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음.
– 당내에서는 쑤 회장은 집안 문제, 현직 시장 2명은 재선에 실패했다는 책임론 등에 따라 ‘연막작전’일 것이란 관측이 나옴. 차이 총통 계파가 당권 장악을 위한 유일한 대안인 천 시장을 내세워 차이 총통이 수렴청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인 것으로 알려졌음.
– 아울러 민진당 한 관계자는 차이 총통이 26일 선거 패배 관련 담화를 발표하기 전에 소집한 회의에서 차이 총통은 당 주석을 사퇴하되, 쑤전창 행정원장의 사퇴는 반려했다고 말했음. 이에 따라 차이 총통 계파와 쑤 행정원장 계파가 잠정적으로 협력 체제를 계속 유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
– 다만 ‘차이 총통-쑤전창 행정원장’ 체제가 계속된다면 민진당이 지방선거 참패에도 반성하지 않는다는 반발에 휩싸여 2024년에 치르는 차기 대선에 부정적일 것이란 내부 분석도 나옴. 특히 민진당 내부에서는 차이 총통이 지방선거 후보자를 독단적 결정해 참패가 발생했다면서 ‘전범’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책임자 색출에 나서고, 비방과 폭로전이 나오고 있다고 대만언론들이 전했음.
5. 백범 증손녀·태국 최대 재벌가 아들 혼인
–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녀와 태국 최대 그룹 회장의 아들이 부부가 됐음. 김구 선생의 손자 고(故) 김휘 씨의 차녀와 태국 재계 1위인 CP그룹(짜른폭판그룹) 수파낏 치라와논 회장의 장남이 지난 26일 태국 수도 방콕의 한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CP그룹 관계자가 28일 밝혔음.
– CP그룹은 식품기업 CP푸드를 비롯해 이동통신사 트루, 태국 세븐일레븐 등을 거느리고 있음. 지난해 그룹 매출이 650억 달러(87조 원) 이상으로 추정.
– 두 사람은 양가 어머니의 오랜 친분을 바탕으로 미국 유학 시절부터 친구로 지내오다 부부의 연을 맺게 됐음. 신랑 어머니도 한국계로, 역시 미국 유학 당시 수파낏 회장과 만나 결혼한 마리사(한국명 강수형) CP그룹 특별고문. 신부 어머니는 고 한상태 전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장의 딸. 이로써 CP그룹은 2대에 걸쳐 한국 신부를 맞이하게 됐음.
– 결혼식에는 한국과 태국 측 하객 1천여 명이 참석했으며, 태국 왕실에서도 축하를 전한 것으로 전해졌음.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신랑은 스위스 금융회사에서 일하다가 현재 CP그룹이 운영하는 대형마트 마크로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음. 신부는 미국 웰즐리대를 졸업하고 싱가포르의 IT기업에서 근무해온 것으로 알려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