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착한 사마리아 사람’에 비춰본 ‘신앙의 원리와 공식’

“강도 만난 자의 옆을 그냥 지나쳐버리는 레위인과 제사장, 그들은 공식대로 했습니다. 원칙대로 했습니다. 그러나 오답이었습니다”(누가복음 10장 25-37절). 그림은 ‘착한 사마리아인’, 얀 위난츠 작품

*성경본문 호세아 6-10장

“나는 인애를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며 번제보다 하나님을 아는 것을 원하노라”(호 6:6)

신앙에는 원리도 있고 공식도 있습니다. 제의와 교리는 공식입니다. 사랑과 앎은 원리입니다. 공식을 외우는 일이야 금방이지만 원리를 익히는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우리는 원리보다는 편리한 공식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실전과 같은 인생에는 참 다양한 문제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공식에 대입하기에는 애매한 상황이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원리를 모른 채 공식을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요? 문제가 조금만 달라져도 오답을 내놓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오답을 오답인줄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공식에 대한 믿음이 너무 확고하기 때문입니다.

나의 신앙은 공식에 대한 믿음인지, 아니면 원리에 대한 이해인지 생각해 봅니다. 원리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로 적용한 공식은 오답을 내놓기 마련인데, 그것도 답이라고 붙들고 사는 기괴한 신앙적 해석들이 이 사회와 각 개인의 삶에 얼마나 많이 난무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강도 만난 자의 옆을 그냥 지나쳐버리는 레위인과 제사장, 그들은 공식대로 했습니다. 원칙대로 했습니다. 그러나 오답이었습니다(눅 10:25-37).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공식들을 알게 모르게 많이 배웁니다. 십일조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기도는 어떻게 해야 하고, 예배에 어떤 순서가 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공식도 있고, 그리스도인의 삶의 방식에 대한 원칙들도 있습니다. 또한 구원론이나 종말론과 같이 교리라고 불리는 공식들도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실제로 적용하기 전에 원리가 무엇인지 잠시 고민해보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예수님께서는 모든 율법을 두 가지 원리로 정리해주셨습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마 22:3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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