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 이 기사] “지역사회와의 소통” 신뢰 되찾기 나선 판사들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한가? 이 질문에 “예”라고 응답할 사람은 현재 우리나라 국민 중에서 얼마나 될까??
1988년 탈주범 지강헌이 자신의 죄(550만원을 훔쳐 징역 7년에 보호감호 10년을 선고받음)를 전두환의 동생 전경환의 죄와 비교하면서, 자신이 받은 형량과 법에 대한 불만의 뜻으로 항변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은 ‘법 앞에 국민은 평등하지 않다’는 우리나라 현실을 꼬집는 대명사로 정착해 버렸다.?
또한 법률소비자연맹이 지난 4월25일 발표한 전국 고교생 34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법의식조사에 따르면, 고교생 94.43%가 ‘권력이나 재력이 재판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답했고, 응답자의 70.13%는 ‘우리나라 법률은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또 ‘법보다 권력이나 돈의 위력이 더 크다’는 의견을 보인 학생도 87%나 차지했다.?
이것으로 판단하면, 고교생조차도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하다’고 믿지 않는 세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왜 이렇게 사법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는 것일까? 판사는 판결로 말한다는데 그 판결이 거의 모든 사람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얼까??
그 답을 찾으려는 노력에서였을까? 서울 남부지법 판사들이 지역사회와의 소통에 열심이라고 한다. 한국일보 5월29일자 11면은 판사와 판결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시선이 세상과의 소통 부족에서 온 것이라는 반성에서인지, 남부지법 판사들이 자활을 꿈꾸는 노숙인 축구단과 정기적으로 경기를 하고, 주민들과 인문학 강의를 들으며, 학교폭력으로 선도 처분을 받은 학생들을 초청하여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는 소식을 보도하고 있다.?
이 신문은 또 남부지법에서 시민사법위원회를 만들어 재판절차나 민원사무 등 불편 사항을 듣고 개선할 점을 정책에 반영하기로 했다고 하며, “국민과 동떨어져서는 사법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얻을 수 없다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지역사회와 더 공감해 나갈 것”이라는 남부지법원장의 말을 전하고 있다.?
법률소비자연맹 고교생 법의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83.53%가 ‘법이 잘 지켜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동의하지 않았고, 법을 가장 안 지키는 집단으로는 ‘정치인과 고위공무원’(78.51%)을 꼽았으며, 법을 안 지키는 이유로 ‘법보다 백(힘 있는 사람)이 효과적이므로’(43.41%)라고 답했다. 이것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데 고위층들의 편법, 불법 행태가 고교생들이 법에 대하여 신뢰를 얻지 못하도록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유권무죄(有權無罪)’라는 신조어가 유행할 법도 하다.?
권력이나 재력이 재판에서 판사의 판결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은 법치주의의 뿌리를 흔드는 것이다. 학생들이 법에 대하여 올바른 인식을 갖도록 하는 교육도 필요하지만, 법이 돈 있고 힘 있는 자에게만 특혜를 주거나 그들에게만 평등하다는 자조 섞인 불만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판사들이 지역사회, 소외 계층, 그리고 국민들과 소통을 적극적으로 활발히 하여, 법조문에만 갇힌 판결이 아닌 그야말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것을 판결로 말해주는 시대라고 국민들이 공감하는 때가 어서 오기를 기대한다.
The AsiaN 편집국 news@theasian.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