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입추···조선시대 동빙고와 서빙고 쓰임새는?

동빙고 터 표지석. 1998년 세워진 표지석엔 “조선시대 종묘(宗廟), 사직(社稷)의 제사 때 쓰던 얼음을 보관하던 창고 터로 연산군 10년(1504) 동빙고동으로 옮겨졌음”이라고 새겨져 있다.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논설위원] 오늘(8월 7일)은 춘하추동 사계절 가운데 가을로 접어드는 절기상 입추(立秋)다. 기상청은 “7-8일 전국에 구름이 많은 가운데 아침 최저기온은 22-27도, 낮 최고기온은 29-36도를 보이겠다”고 예보했다. 한반도가 주말 동안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며 전국에 발효 중인 폭염특보는 유지될 전망이다.

입추는 태양의 황도(黃道)상의 위치로 정한 24절기 중 열세번째 절기이며, 태양의 황경(黃經)이 135도에 있을 때이다. 대서(大暑, 7월 22일)와 처서(處暑, 8월 23일)의 사이에 들어 있으며,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절후다. 입추부터 입동(立冬) 전까지를 ‘가을’이라고 한다.

입추 무렵은 벼가 한창 익어가는 때여서 맑은 날씨가 계속되어야 한다. 조선시대에는 입추가 지나서 비가 닷새 이상 계속되면 비를 멎게 해달라는 기청제(祈晴祭)를 올렸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전국에서 이어지고 있어, 마스크를 벗을 수 없는 상황이다. 폭염에도 항시 마스크를 써야 하기 때문에 체감 더위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33도를 웃도는 기온이 이틀 이상 지속될 때는 일사병 같은 온열질환에 주의해야 한다. 야외활동 때는 자주 수분을 보충하며, 시원한 곳에서 쉬어야 한다.

통상 기온이 18-20도일 때 습도 60% 정도가 가장 쾌적하지만, 24도 이상이면 습도가 40%만 넘어도 무덥다고 느낀다. 30도 이상에서 습도가 50%를 넘길 경우 무리한 활동을 하면 위험할 수 있다. 즉, 습도가 높으면 피부에 땀이 나도 쉽게 증발되지 않고 열이 잘 식지 않아 이른바 ‘열 스트레스’가 커진다. 열 스트레스가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온열지수로 계량화된다.

조선시대 왕들은 아무리 더운 날씨에도 궁궐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 궁 안에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경복궁의 경회루나 창덕궁 후원 등을 찾아 피서를 했다. 성종은 어린 시절 더위를 먹어 기절한 적이 있었을 정도로 더위 때문에 고생했다. 성종은 여름 대책으로 수반(水飯) 즉 밥을 찬물에 말아 먹었다.

연산군은 소박한 피서를 즐긴 다른 왕들과 달리 대형 놋쇠 쟁반에 얼음을 가득 담아 동서남북에 하나씩 두고 더위를 식혔다고 한다. 우리 조상들은 더위에 대비해 겨울에 강 등에서 얼음을 채취해 얼음창고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썼다.

당시 한양에는 종묘 제사를 위한 동빙고, 신하와 백성을 위한 서빙고, 그리고 왕실 전용 내빙고(內氷庫)가 있었다.

다산 정약용은 1824년 여름 ‘소서팔사’(消暑八事, 더위를 식히는 여덟 가지 일)라는 시를 지었다. 여덟 가지 일이란 △송단호시(松壇弧矢, 소나무단에서 활쏘기), △괴음추천(槐陰楸遷, 홰나무 그늘에서 그네 타기), △허각투호(虛閣投壺, 빈 누각에서 투호 놀이), △청점혁기(淸?奕棋, 시원한 대자리에서 바둑 두기), △서지상하(西池賞荷) 서쪽 연못에 핀 연꽃 감상, △동림청선(東林聽蟬, 동쪽 숲에서 매미 소리 듣기), △우일사운(雨日射韻, 비오는 날 운자 뽑아 시 짓기), △월야탁족(月夜濯足, 달밤에 물에 발 담그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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