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인-사우디 해상교량, 그 놀라운 시너지 효과

<사진=위키피디아>

[아시아엔=하비브 토우미 <아시아엔> 영문판 편집장] 바레인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이어주는 해상교량은 중동 지역 사회의 유대감 형성과 경제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해상교량은 항만·해역·수역시설·정박지·피항지·운하·하천 등 바다와 선박이 통행하는 수역 안이나 위에 설치되는 교량이다.

‘킹 파하드 코즈웨이’(King Fahd Causeway)는 바레인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연결해주는 해상교량이다. 이때까지 있었던 수많은 교역로 중에서 이처럼 양국간의 원활한 무역을 책임지고 경제적·문화적 유대감을 형성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33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바레인은 약 1000년간 이 지역의 종교·경제 허브로 역할해왔다.

1986년 개통된 이 해상교량은 바레인의 섬들과 사우디아라비아 본토를 잇는 여러 개의 다리와 둑길로 이루어져 있다. 이 교량은 바레인을 다른 나라와 이어주는 유일한 육로이며, 사우디아라비아의 파흐드 빈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Fahd bin Abdulaziz Al Saud, 1982년 6월~2005년 8월 재임) 국왕 이름을 따서 지었다.

오랜 세월 동안, 바레인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서로의 지역을 연결해주는 해상교량 계획에 주목해왔다. 1965년 이 계획이 처음으로 구체화되고 1968년 교량 건설을 위해 해양 조사가 본격 시작되었다. 지질·환경·해류 등의 사전 조사가 끝난 1981년, 길이 25km, 23.2m 규모의 해상교량이 착공되었다. 5년 공사 끝에 1986년 11월 26일, 이사 빈 살만 알 칼리파(Isa bin Salman Al Khalifa) 바레인 국왕과 파하드 빈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Fahd bin Abdulaziz Al Saud)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참석한 가운데 정식으로 개통되었다. 이는 곧 바레인-사우디 간의 각별한 우호관계의 상징이 되었다.

개통 이후 개인용 승용차와 공용버스, 화물차들이 이 다리를 통해 운행하면서 양국 국민들 사이에서 해상교량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갔다. 공식통계에 따르면, 승객 3억9000만명, 승용차 1억7300만 대 및 화물차 700만대 이상이 해상교량을 이용했다. 현재도 통행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드 알피트르’(Eid al-Fitr, 라마단이 끝났음을 축하하는 무슬림의 휴일) 같은 축제 기간이나 공휴일 혹은 특별 행사가 열리는 날엔 이용객이 10만명을 훌쩍 넘는다. 2019년 8월에는 3백만명 가까이 해상교량을 사용했는데, 이는 한달간 육로 통행량사상 최대치다.

바레인-사우디 해상교량이 아랍권에서 가장 바쁜 교역로로 거듭나면서, 도로 교통의 흐름을 원활하게 유지하기 위해 과감한 변화가 이뤄졌다. 기존 해상교량의 교통체증을 해소하고 국가간 이동수단을 확장하기 위해 바레인 국왕의 이름을 딴 두번째 해상교량인 ‘킹 하마드 코즈웨이’(King Hamad Causeway) 건설계획이 가시화되고 있다. 새로운 해상교량은 민간부문 투자로 건설되며, 차량 이외에도 여객 및 화물열차 운행을 계획 중이다. 해당 철도노선은 ‘걸프협력회의’(Gulf Cooperation Council, GCC)의 철도망의 일부로 운영될 전망이다.

GCC는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6개의 회원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페르시아만 연안의 산유국의 경제·군사·정치 등 여러 분야의 협력 및 안전보장을 목적으로 1981년 5월 설립되었다. 기업인들은 새로운 해상교량이 양국 이외에도 걸프만 국가들 간의 무역 및 상업교류 증진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이 계획이 여러 지역의 경제통합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시장의 규모는 사우디보다 바레인이 작지만, 양국은 인적교류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두나라 당국은 지난 14개월간 해상교량의 통행 금지령을 내린 상태다. 현재는 응급차량이나 긴급물자 수송 트럭만 통행할 수 있다. 바레인 재계는 지난 5월초 “해상교량의 통행이 재개된다면, 양국 방문객의 소비가 급증하면서 약 29억달러 규모의 경제성장 요인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번역 김동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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