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 이 기사] 작은 희망도 함께 나누는 아름다운 쪽방촌 주민들
누가 희망 없이 살 수 있을까? 희망은 가난한 사람의 제 2의 영혼이라는 말이 있다. 희망이 없는 사람은 살아 있는 사람들 가운데 가장 가련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리고 희망은 비록 죽어가고 있다고 해도 우리가 그것을 버리지 않는 한 아주 죽은 것은 아니라는 금언도 있다. 그만큼 희망은 우리가 가장 절망적인 여건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마지막 원동력이다.
공간이 3㎡ 안팎의 쪽방에서 거주하는 주민들이 426㎡의 좁은 땅뙈기에 열무, 고추, 토마토 등을 유기농으로 재배하면서 땀 흘려 희망을 캐고, 삶의 활력을 찾고 있다는 밝은 뉴스를 경향신문 5월 21일자 14면은 전하고 있다.
주민들은 한국주민운동정보교육원의 배려로 경기도 의왕시 괴말마을의 두루농 농장과 노들섬 도시농업공원에 농작물을 키우면서 그 수확을 이웃과 나누는 쪽방공동체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공동체 규칙은 간단하다. “조합원 중 오고 싶거나 시간 되는 사람은 누구나 같이 일하고 같이 먹을 수 있는데 밭에 와서 일하지 않고 먹는 사람은 용서하지 않는다.”는 것뿐이다. 스스로 씨를 뿌리고 김을 매서 가꾼 얼갈이배추, 열무 등의 채소들은 주민들의 먹을거리가 되고, 남은 것들은 시흥일꾼지역자활센터의 유통사업단에 판매하여 퇴비 값이나 농장운영비로 쓴다고.
쪽방촌에 오기 전 구두 만드는 일을 했다는 김용남 씨는 “살면서 맡아온 냄새는 본드 냄새가 전부였다.”는데 “흙이나 바람 냄새가 새롭게 느껴진다.”고 하며, 7년째 쪽방촌에서 지낸 이태헌 씨는 “ 고추가 자라는 걸 보면 나도 뭔가 자라는 느낌을 받는다.”고 하는데, 이 말들은 싱그러운 자연 속에서의 농사일이 주민들에게 새로운 삶의 희망을 심어주고, 활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웅변한다.
일상의 삶에 지쳐 평소에는 대화조차 나누기 힘들다는 주민들은 함께 일하다 보면 쪽방촌 일에 대해서 서로 토론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고 하는데, 이것은 농장이 단순한 노동의 공간에 머물지 않고 협동과 자활의 터전으로 자연스럽게 변모하여, 주민들 사이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역할도 하는 것을 보여준다.
앞으로 주말 어린이 체험농장을 만들어 오이, 딸기 등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물들을 더 많이 심어 주민들의 참여를 늘릴 계획이라는데, 이런 게 함께하는 재미, 함께하는 아름다움이 아닐까? 이런 작은 소망들이 주민들의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희망이 있는 곳에서 희망을 찾으며 그 희망을 함께 나누고, 아름다운 것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여 그것을 함께하려는 쪽방촌 주민들. 큰 것은 아니지만 독차지하려고 과욕 부리지 않고 이웃과 함께 함께 나누며 살아가고 있는 그들이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이 쪽방촌 사람들이야말로 “건강을 가진 사람은 희망을 가지고, 희망을 가진 사람은 모든 것을 가진다.”는 아랍의 속담에 걸맞은 삶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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