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삼 본향’ 금산 문정우 군수의 원칙 있는 뚝심 ②
2020년 7월을 기해 민선 7기 지자체장 임기가 반환점을 돌았다. <아시아엔>은 인삼으로 유명한 금산의 문정우 군수를 6월 22일 만나 취임 2년 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본 인터뷰는 두 차례에 걸쳐 게재된다. -편집자
[아시아엔=인터뷰 이상기 기자·정리 이주형 기자, 사진 금산군청 제공] 금산군엔 특별한 연수프로그램이 있다. 농촌진흥청장을 지낸 민승규 박사가 설립한 한국벤처농업대학 연수가 그것이다. 문 군수는 2018년 4명, 2019년엔 5명을 파견했으며, 앞으로도 군의 인재들을 한국벤처농업대학으로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내 자신이 한국벤처농업대학 2기를 수료하면서 좋았던 기억이 있었다. 그래서 민 박사께 두 차례에 걸쳐 우리 직원들을 보내게 됐다. 지난번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이어령 교수님과 면담하라는 미션을, 이번에는 김동연 전 부총리와 면담하라는 미션을 주셨다. ‘말단 공무원인데 어떻게 그분들과 만나지’ 할 수 있지만 머리 짜내면 어떻게든 만날 수 있으니까. 김동연 전 부총리의 경우는 우리 직원들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좋은 느낌을 받아 먼저 연락을 주셨다고 하더라.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를 지내신, ‘예산’에 대해서 가장 많이 아시는 분 아니겠나. 그 분들과의 만남과 이를 만들어갔던 과정이 직원들에게 큰 경험이 됐다. 그 친구들이 금산에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권위주의는 집단을 경직시키는 병폐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세상이 바뀌어감에 따라 공직사회에서도 탈권위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문정우 금산 군수는 직원들과 어떻게 마주할까?
“2018년 7월 2일 취임 후 명절이 다가오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내게 줄 선물을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더라. ‘절대 여러분들의 선물을 받지 않겠다. 그 돈을 부모님께 드려라’라고 했다. 나는 선물을 주고 싶은 사람이지 받고 싶은 사람이 아니다. 간혹 간부직원을 질책할 때가 있지만 말단직원에게까지 그러진 않는다. 직원들도 다 성인이고 어려운 관문 거쳐서 온 사람들인데 인격적으로 모독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직원 중엔 결재 맡으러 와서 벌벌 떠는 친구들도 있더라. 그래서 직무실 책상 옆에 의자를 하나 더 갖다 놨다. 앉아서 보고하면 긴장이 조금이라도 풀릴 수 있으니까. 나이 어린 9급 직원들과도 술자리를 포함한 식사를 종종 하는 편인데, 권위 없다고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격식 차리고 어느 정도 거리를 둬야 권위가 생긴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금산인삼은 전세계적으로도 효능을 인정받고 있다. 금산인삼은 코로나19로 인한 열악한 교역환경 속에서도 2020년 5월 966만 달러의 수출고를 올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 매출액(971만 달러) 대비 불과 0.5% 감소한 수치다. 앞으로 면역력을 중시하는 세계적인 추세 속에서 금산인삼을 향한 러브콜이 쇄도할 것은 자명하다. 금산군은 세계중요농업유산 브랜드 인증제를 도입해 금산인삼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동시에 관광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문 군수 또한 지난해 프랑스와 베트남을 직접 방문해 금산인삼을 홍보하는 한편, 수출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래서 물었다. ‘문정우 군수에게 인삼이란?’
“산골짜기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인삼 농사를 지었다. 당시는 지금처럼 기법이 발달되지 못해서 어렵게 농사짓던 기억이 난다. 인삼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하늘에서 내려준 최고의 선물’이다. 인삼을 복용해 부작용이 일어났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반대로 좋은 점은 굉장히 많다. 모두가 알다시피 면역력 증진에 탁월하지 않나. 이는 수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된 결과이기도 하다. 지난 수년간 사스·메르스·신종플루·구제역·조류독감·코로나19 등의 질병이 유행했지만 금산군엔 확진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인터뷰가 진행됐던 6월 22일 기준 금산군의 코로나19 확진자는 0명이었다-편집자) 신종플루 발병 당시 연구용역을 맡겼는데 인삼을 먹인 실험용 쥐의 생존율이 월등히 높다는 결과가 나왔었다. 이번에도 국제인삼약초연구소와 관련 대학의 협업을 통해 코로나19에 대한 인삼의 면역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전국 방방곡곡은 물론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 인접국부터 북미, 유럽까지 뻗어나가고 있는 금산 인삼의 ‘전초기지’는 금산국제인삼종합유통센터와 금산인삼약초건강관이다. 이 두 곳은 문 군수가 취임하기 이전까진 금산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2006년 건립된 금산국제인삼종합유통센터는 몇몇 업체들이 위탁운영을 해왔으나 다들 중도 포기했고, 그 중 한 곳과는 부속물 매수 관련 민사·행정소송이 걸려 수년간 법정 다툼을 계속했다. 골머리를 앓던 중 인삼 가공공장 부지를 알아보는 업체가 나타났다. 투자예정금액을 물어보니 우리 센터로 들어오는 것이 더 경제적이더라. 웬만큼 시설을 갖추고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도 큰 돈을 들일 필요가 없었으니까. 그 업체가 ㈜휴온스네이처였다. 2018년 10월 화해조정이라는 원만한 결과로 4년간의 소송이 종결됐고, 곧이어 ㈜휴온스네이처가 위탁운영업체로 선정됐다. 현재 금산국제인삼종합유통센터는 금산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인삼브랜드를 바이어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금산인삼약초건강관도 업체의 사용료 미납으로 위·수탁 및 전대차 계약을 중도해지 하는 한편 건물 명도 문제로 소송까지 걸렸었는데, 지난 6월 11일 2년 4개월 만에 군이 승소했다. 군은 이 공간을 설립 당시의 목적인 금산인삼약초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관광객의 체험관광을 제공하는 명소로 육성할 계획이다.”
인터뷰 말미, 문정우 군수에게 좌우명을 물어봤다. 그는 곧바로 ‘베풀며 살자’라는, 짧지만 의미가 강한 말을 꺼내 들었다.
“자녀들에게 무언가를 받기보단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말한다. 베풀면 마음이 행복하고 뿌듯하다. 금산군수로 취임하면서 4년간 200억원의 장학기금 조성을 목표로 세웠다. 내가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도 하지 않는다. 5천만원을 기탁했더니 군에서 분위기가 형성되더라. 금산장학재단이 생긴지 10년이 더 됐는데 보통 1년에 2억원 정도를 민간부문에서 유치한다. 작년엔 장학재단이 생긴 이래로 가장 큰 금액인 5억4천여만원이 민간부문을 통해 모금됐다. 전체로 봐도 장학기금 목표액 200억원 중 159억원의 조성이 진행되고 있다. 목표가 이뤄지면 군의 학생들을 위한 실질적이고 다양한 장학 사업을 발굴하겠다.”
금산에서 나고 자라 지역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문정우 군수. 그의 개인적인 바람은 무엇일까?
“나는 4년의 임기가 있는 공무원이다. 그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고 아깝다. 금산의 변화된 모습을 만들고 나가고 싶다. 퇴임하고 나서도 내가 만들어 놓은 것들을 보면 뿌듯하지 않겠나. 손자들과 손잡고 거리를 가다가 ‘할아버지가 이거 공직에 있을 때 만들어 놓은 거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자랑스런 할아버지가 되고 싶다.”(끝)
ㅋㅋㅋㅋㅋㅋㅋㅋㅌ뚝심 웃기고 자빠졋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