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코로나 감염자 72만·사망 3.4만명···美 1주일만에 환자 4배
스페인, 일일 최다 838명 사망···日 국민개그맨·美컨트리가수 별세
[아시아엔=편집국, 연합뉴스]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70만명을 넘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있다.
각 나라 국민들의 사랑을 받던 유명 연예인들도 속속 세상을 떠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이에 주요국 정부들은 바이러스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각종 사회적 봉쇄 조치의 시한을 연장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나섰다.
미국 확진 14만명·사망 2500명···뉴욕주 사망자 1천명 넘어
30일 오후 12시50분(한국시간) 현재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실시간 집계 결과를 보면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모두 72만3328명, 사망자는 총 3만4005명이다.
미국이 14만3025명으로 가장 많고 이탈리아(9만7689명), 중국(8만2152명), 스페인(8만110명), 독일(6만2435명), 프랑스(4만723명), 이란(3만8309명), 영국(1만9784명), 스위스(1만4829명), 네덜란드(1만930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미국은 지난 23일까지만 해도 3만4천여명이던 확진자 수가 불과 일주일 만에 4배 이상 치솟았다고 CNN 방송이 분석했다.
사망자는 이탈리아 1만779명, 스페인 6803명, 중국 3308명, 이란 2640명, 프랑스 2천606명, 미국 2509명, 영국 1228명, 네덜란드 771명, 독일 541명, 벨기에 431명의 순으로 집계됐다.
현재 코로나19의 새 진앙으로 꼽히는 곳은 미국 뉴욕주다. 29일(현지시간) 하루에만 7200명 늘어난 5만9606명의 누적 확진자 수를 기록 중이다. 뉴욕주 사망자도 이날 현재 최소 1026명으로 1천명 선을 넘어섰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뉴욕주 피해의 3분의 2 이상은 뉴욕시에 집중돼 있다. 이날 현재 뉴욕시 확진자 수는 3만3768명, 사망자 수는 776명이다.
뉴욕시가 병상 부족에 시달리는 가운데 맨해튼 센트럴파크에도 야전병원이 설치됐다.
유럽에서는 그동안 가장 피해가 심각했던 이탈리아의 증가세가 다소 둔화한 반면 스페인의 확산세가 우려스럽다.
이탈리아의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5217명(증가율 5.6%)으로 지난 25일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규 사망자도 지난 27일 919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이후 이틀 연속 감소했다.
누적 확진자 8만명을 넘어선 스페인에서는 이날 신규 사망자가 역대 최다인 838명으로 집계됐다. 현지 일간 엘파이스에 따르면 스페인 누적 사망자의 절대 다수인 5천명 가량이 지난 일주일 사이에 숨졌다.
이로 인해 스페인 의료시스템이 이미 한계 상황에 봉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스페인에서 코로나19로 집중치료 병상에 입원한 환자는 4907명으로 중증환자 수용 한도인 4404석을 500석 이상 초과한 상태다.
독일과 프랑스도 누적 확진자 수가 각각 6만명, 4만명을 넘어서는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늦게 바이러스가 도달한 중남미 대륙도 각국 보건당국 발표와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전체 확진자가 1만5천명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국민 개그맨, 미국 인기 컨트리가수 등 유명인 희생
코로나19 피해가 들불처럼 번지는 가운데 각국 유명 연예인들의 사망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NHK와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의 ‘국민 개그맨’으로 불리는 시무라 겐이 코로나19로 29일 도쿄 시내 병원에서 향년 70세로 별세했다. 1974년부터 인기 코미디 밴드 ‘더 드리프터스’의 멤버로 활약한 그는 이후 TV, 영화, 공연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근까지도 꾸준한 활약을 보이며 일본 국민의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일본 지상파 민영방송 TBS의 인기 프로그램 ‘비교하는 비교여행’을 진행했고, 2011년 KBS ‘개그콘서트’의 ‘달인’팀을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초청하기도 했다.
미국의 인기 컨트리 가수 조 디피도 같은 날 코로나19로 6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디피는 1990년대 미국 내 컨트리 음악 인기 바람의 선두권 주자로 5곡을 빌보드 ‘핫 컨트리 송스 차트’ 1위에 올려놨다.
세계적 히트곡 ‘I Love Rock N Roll‘ 원작자인 가수 앨런 메릴도 코로나19로 69세에 같은 날 세상을 떠났다. 그가 1975년 내놓은 ‘아이 러브 록 앤 롤’은 이후 몇 년간 다른 아티스트들이 리메이크해 녹음했고, 그 중 조앤 제트 앤드 더 블랙하츠가 1982년 부른 버전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7주간 정상을 기록할 만큼 크게 사랑받았다.
인도,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라···3주간 봉쇄령
아시아에서는 인구 13억5천만명의 인도가 코로나19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의 ‘국가봉쇄령’에도 29일 수도 뉴델리의 일부 지역은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근로자 수십만명이 뒤섞여 아수라장이 돼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30일 현재 인도의 확진자수는 1071명으로 집계됐다.
인도는 지난 25일부터 21일간의 봉쇄령을 발동하면서 학교, 교통 서비스, 산업시설을 모두 잠정 폐쇄했고 주민 외출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이로 인해 특히 자영업자와 일용직 근로자 등 서민과 빈민층이 경제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은 상태다.
트럼프, ‘사회적 거리두기’ 4월말까지 연장···아르헨도 봉쇄 연장
코로나19의 대유행을 차단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도입한 사회적 제한 조치들은 속속 연장되는 분위기다. 당초 ‘부활절(4월12일) 정상화’를 공공연히 시사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마저 29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마련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4월말까지 한 달 연장한다고 밝혔다.
10명 이상 모임 회피, 불필요한 여행 자제 등의 권고를 담은 이 가이드라인은 30일 만료 예정이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 피해를 우려해 부활절 전까지 미국의 경제활동을 정상화하는 쪽에 무게를 뒀으나, 바이러스 억제가 우선이라는 보건 전문가들의 염려에 한 발짝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전문가들의 분석 결과를 인용해 코로나19 치명률이 2주 이내에 정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지침을 4월30일까지로 연장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미국의 각 주는 그 이상의 강도 높은 봉쇄조치를 도입하고 나섰다. 30일 현재 자택 대피 행정명령으로 주민들의 이동을 제한하는 곳은 모두 27개주에 이른다. 이에 따라 전체 미국인 3명 중 2명꼴인 총 2억2500만명이 사실상 자택에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라고 CNN이 전했다.
아르헨티나 역시 전국을 대상으로 한 강제적 격리 조치를 4월 중순까지 연장키로 했다. 3월 말 종료 예정이던 이 조치에 따라 비필수 업종 종사자들은 식료품이나 의약품을 사는 경우를 제외하면 집을 떠날 수 없다.
과테말라는 29일까지로 예정됐던 통행금지령을 4월12일까지로 연장했고, 온두라스도 같은 기간까지 통행을 제한한다.
총리와 왕세자까지 코로나19에 걸린 영국 또한 지난 23일 3주를 기한으로 발동한 이동제한령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마이클 고브 국무조정실장은 BBC에 출연해 “정확히 예상할 순 없지만, 모두가 상당 기간 이런 조치가 계속되리라는 것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의 위험성을 부정하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또다시 봉쇄 조치에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의 트윗 2건을 올렸다가 트위터 측으로부터 삭제당하는 일도 있었다.
트위터는 공식적인 공중보건 정보에 위배되는 콘텐츠를 다루는 국제 규정에 따라 보우소나루의 트윗을 삭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