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판하면 실종돼…정부가 격리시켜”

의사 리원량 추모소에 헌화하는 시민. 중국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처음으로 경고했던 의사 리원량의 임시 추모소가 우한중심병원에 마련된 가운데 한 시민이 지난 7일 그의 사진 앞에 조화를 바치고 있다.(우한 EPA=연합뉴스)

산동대 우수근 객좌교수 CBS 김현정쇼서 밝혀

[아시아엔=송재걸 기자]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대처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내놓는 방법들을 지적한 중국인들이 잇따라 실종되고 있는 것과 관련, 중국 산둥대 우수근 객좌교수가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국에 의해 격리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우 교수는 1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중국 정부의 미흡한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다 실종된 중국 칭화대 쉬장룬 교수에 대해 “쉬 교수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위쳇 계정이 폐쇄되었고, 그의 휴대폰도 불통 상태이고, 중국 체제의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에서 그가 그동안 써왔던 글, 그것이 대부분 삭제되었다는 점들을 고려할 때 당국에서 인위적으로 격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쉬 교수는 최근 “중국이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실패한 것은 중국에서 시민사회와 언론의 자유가 말살됐기 때문”이라며 시 주석의 퇴진을 주장했다. 그는 당시 글 말미에 “처벌을 당할 것이다. 틀림없이 내가 쓰는 마지막 글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우 교수는 중국의 일반인 통제에 대해 “중국 당국은 사회에 혼란을 야기함으로써 사회의 안정을 해치는 사람들에 대한 통제 및 단속 등은 국가의 책무이지 않는가, 하는 논리를 펴고 있다”며 “다시 말해 14억의 중국인들이 모두 확인되지 않았던 것을 저마다 한마디씩 하면 그 사회는 어떻게 되는가, 즉 사회 안정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을 뿐이라는 논리를 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 교수는 이러한 중국 정부의 강경한 대처에 대해 “아무리 언론을 통제하려고 하더라도 어떤 식으로든지 알려지게 되고 혹은 통제를 해서 더 부정적인 루머 등으로 알려지게 되면 중국 당국에 더 불리하게 되기 때문에 과거처럼 강하게만 통제할 수는 없는 딜레마에 놓여 있기도 한 것이다”고 꼬집었다.

현재 중국에서는 SNS 등을 통해 실종된 사람들의 의혹들이 확산되고 있다. 앞서 지난 6일 우한 현지 상황을 전하던 변호사 출신 시민기자 천추스의 행방이 묘연해진 것에 이어 의류 판매업자 출신 시민기자 팡빈도 우한의 병원 밖에서 시신들이 옮겨지는 장면을 촬영해 트위터에 올린 뒤 실종됐다.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를 처음으로 외부에 알렸지만 환자 치료 중 사망한 의사 리원량도 유언비어 유포자로 당국의 처벌을 받았다는 것이 알려지며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지식인들의 운동이 이어지는 등 중국 정부를 겨냥한 비판여론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우 교수는 이러한 중국의 현 상황을 “마치 풍선에 가스가 계속 주입이 되면서 팽창되고 있는. 그야말로 폭풍 전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 빗대었다. 인터뷰 말미에 우 교수는 “이 넓은 나라(중국)에서 올라오는 보고도 엄청나게 많을 것이고, 또 보고 계통도 복잡하고 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지연되거나 축소, 은폐될 수 있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추측되고, 이와 같은 중국만이 지니고 있는 치명적인 결함, 구조적인 문제에서 이번 사태가 비롯된 것이다”며 이번 사태가 중국 정치 리더십과 무관하지 않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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