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전 의원 12월 재혼, “2002년 대선때 선택 제 삶 극적으로 바꿔···18년 야인생활 쉽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민석 전 의원 <사진 노무현사료관>

[아시아엔 편집국] 김민석 전 의원이 12월 결혼소식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자신의 결혼소식과 함께 2002년 대선 당시 정몽준 후보측에 섰다가 노무현 후보 진용으로부터 받은 비난 등을 우회적으로 썼다.

그는 특히 지난 18년간의 야인생활에 대한 회한과,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고마움도 함께 표했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김민석 전 의원은 학생운동의 상징인 ‘86그룹’(1960년대생·80년대 학번)의 대표적 정치인 중 한명이다. 15대 총선(1996년)에 31세로 국회에 최연소 입성해 16대 재선의원을 지냈고, 2017년 5월부터 지난 4월까지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인 양정철씨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위 부위원장이다.

김 전 의원은 1993년 결혼해 1남 1녀를 뒀으나 2014년 이혼했다.

김 전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서울 영등포구을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민주연구원장에서 물러나면서 “다음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밝혔다.<편집자>

다음은 김 전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 

김민석입니다.
불쑥 쑥스러운 소식을 전합니다.
저 결혼합니다. 다시 시작합니다.

김민석 전 국회의원 <김의원 페이스북>

소중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본인 나름의 여러 어려움을 헤쳐 왔지만
보통의 시민으로 평범하게 살아온 사람입니다.
알고 지낸 지는 몇 해 되었는데
바닥으로 가라앉을 때의 제 모습을
지켜보고 붙잡아주었습니다.
올해부터 같은 교회를 다니고
함께 새벽에 기도하며
마침내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오래 깊이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감히 축복을 청합니다.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어쩔 수 없이 돌이켜보게 됩니다.
18년의 야인생활, 쉽지 않았습니다.

헤어짐의 아픔도 있었고,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아이들 엄마와는 좋은 친구로 남았고
아이들도 아빠의 새 출발을 축하해줄 만큼 늠름하게 커주었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혼자되어 깊이 무너져 있었던 시간,
제 자신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약한 처지의 삶과 내면을 이해하는 것이
정치의 출발이라면
저는 이제야 비로소 그 입구쯤 섰다고나 할까요.

다 아시겠지만
2002년 대선 때의 선택은
제 삶을 극적으로 바꿨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자서전을 통해
후보단일화의 충정으로 이해해주셨으나
국민의 눈으론 용납될 수 없었습니다.
국민의 뜻보다 정치공학이 앞선 탓이었습니다.

정치검찰의 표적 수사로 겪어야 했던
정치자금법 위반문제도
끈질긴 족쇄였습니다.
너무도 억울한 일이었지만, 정치적 방랑과
긴 기다림을 견뎌야 했습니다.

영혼이 흔들리는 깊은 자괴감에 빠진 날도
적지 않았습니다.
자신감과 책임감에 넘쳤던 이삼십대를 보내고,
시련의 사십대 이후에도 쉬지 않고 달려왔지만,
크고 작은 깊은 상처들로부터
힘겹게 회복해온 시간은
오십대가 된 저를 정치란 무엇인가
매순간 고심하도록 변화시켰습니다.

지난 18년
거듭된 좌절과 깊은 상심, 오랜 반성을 통해
하나님과 국민의 뜻을 가장 무섭고 소중하고 감사하게 받들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하늘의 도움과 주변의 격려가 없었다면
버텨오기 어려운 세월이었습니다.
이제 사랑까지 만나게 되었으니
새로운 힘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새 출발 소식을 전하려다
부끄러운 고백이 되었습니다.
알릴까 말까 고심했는데
어차피 알려질 테니 제대로 알리기로 맘먹고
묵혀온 속 이야기까지 털어놓으니 한결 편합니다.
잘 살아보겠습니다. 잘 해보겠습니다. 격려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추신) 혼례는 12월 12일 저녁 7시에
제가 다니는 신길교회에서 올립니다.
혹 오시면 국수로 소박하게 모시겠습니다. 축의금은 사양합니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