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일왕 즉위식 참석…아베수상 내일 회담
[아시아엔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거행된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즉위식에 정부 대표로 참석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1시부터 30분가량 일왕 거처인 고쿄(皇居)에서 열린 즉위 행사에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와 함께 참석했다. 이 총리는 연미복(서양 예복) 차림이었다.
정부 최고위 인사인 이 총리가 일본 최대의 국가적 행사인 일왕 즉위식에 참석한 것은 그만큼 정부가 예우를 갖춰 일본에 축하 인사를 전했다는 의미가 있다.
한일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관계 개선의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총리실은 “일본의 거국적 행사에 이웃국가의 국민과 정부를 대표해 축하의 뜻을 전달하는 것”이라며 “과거사 문제 등 갈등요인과 별도로 양국 간 미래지향적 우호·협력관계 발전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즉위식은 각국 대표단이 나루히토 일왕 및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접근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돼 이 총리가 나루히토 일왕이나 아베 총리에게 인사할 기회는 따로 없었다.
이 총리는 주변에 앉은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 등과 함께 즉위식을 지켜봤다.
이 총리는 취재진과 만나 즉위식 참석 소감에 대해 “대단히 장중한 일본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레이와(令和)라는 연호를 얻은 나루히토 일왕은 제126대 일왕으로 지난 5월 1일 즉위했다. 이날 열린 즉위식은 나루히토 일왕이 자신의 즉위를 대내외에 알리고 축하 인사를 받는 자리다.
즉위식은 아베 총리 등 일본 정부를 대표하는 인사 1천600여명과 170여개국의 축하 사절 400여명 등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즉위식은 일왕 내외의 등단, 참가자 경례, 일왕의 즉위 선언, 아베 총리의 축사 및 만세 삼창, 일왕 내외 퇴장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저녁 고쿄에서 열리는 궁정연회에서는 이 총리가 나루히토 일왕과 악수하고 1분가량 짧은 인사를 나눌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은 지난해 3월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물포럼’ 이후 1년 7개월여만이다.
이 총리는 이날 출국 직전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와 만나 당시 만남에 대해 회상하며 “(나루히토 일왕의) 그 따뜻함, 친근함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즉위식 행사 참석 전 숙소인 뉴오타니호텔 로비에서 마찬가지로 즉위식 참석차 방일한 몽골의 오흐나 후렐수흐 총리, 오만의 아싸드 빈 타리끄 알 사이드 대외관계 부총리 등과 만나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이 총리와 후렐수흐 총리의 만남은 후렐수흐 총리의 한국 방문(지난해 1월), 이 총리의 몽골 방문(올해 3월)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아싸드 부총리와는 지난해 7월 이 총리의 오만 공식 방문 때 만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