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산책] ‘아자스마일’ 이하령의 ‘행시’···”당신 떠난 미소, 되찾아 드립니다”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이상적인 아시아를 만들며, 상상보다 멋진 아시아를 알리며, 기대보다 좋은 세상을 만들 걸 믿습니다. 이하령 드림”
2010년부터 2년간 아시아기자협회에서 상근하다 퇴직 후 지금은 비상근 미래디자인팀장을 맡고 있는 이하령씨가 최근 책을 출판했다. 그가 첫번째 책 <행시-행복한 시간되세요>(부크크)를 필자에게 전하면서 쓴 글이다.
이 책은 제1화 동물, 2화 중화요리, 3화 과일···82화 두 문자어, 83화 아시아기자협회로 마무리돼 있다.
매 장마다 2~5음절로 된 단어를 골라 2~5행시를 지었다. 기존 단어의 의미에서 새로운 뜻이 더해지면서 어느 새 “옳거니, 바로 이것도 있었지” 하며 흥미에 빠져든다.
이하령 저자는 “행시의 의미를 담아 짓다보면 우리 삶과 기분도 그리고 현재도 우리가 변화시키고, 새롭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스스로의 행시를 만들어 행복한 시간을 빚으시기 바란다”고 했다.
행시 몇 개를 보자.
우선 제1화 동물에 등장하는 2~3행시.
거리가 너무 멀어요
북서쪽 방향인가요?
이제 출발합니다~
토라지는 척하면서
끼부리기~
강하지만
아직 어려요
지켜부세요.
2화 중화요리편
탕진했지만,
수고한 나에게
육질 좋은 음식을 선물해야지!
짜증날 때에는
장난 아니게
면발 쫄깃한 걸 먹어야지!
이처럼 첫 음절이 단어와 딱 들어맞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트롯트와 클래식 등 외래어로 된 단어도 저자는 주저없이 행시를 이어간다.
트이네요 귀가~오
롯이 리듬에 몸을 맡겼네요.
트위스트 춤추듯 몸이 저절로~
글라이맥스가 곧 도
래합니다.
식지 않는 감동이 함께 합니다.
행시를 짓다 보면 때로는 4~5행시도 재밌다.
페이스를 잘 유지해야 한다
이제까지 잘 달려왔다
스타트도 좋았다 더욱
북새통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세요~
인위적이지 않는 자연
스러움을 보여드릴게요
타인 공개도 했어요
그럼 이제 저의 일상 프로그
램을 팔로우 해주세요~
이하령 저자가 선정한 마지막 83화 아시아기자협회를 이렇게 확장시켰다.
아시아의 언론
자유를 위해 힘냅시다
아시아의
시각으로
아시아를 위해
기자들이 모였습니다
자!
협십해서
회의하고 협력해서 좋은 세상을 만듭시다
아시아의
시시각각의 소식을 아시아의 시각으로
아주 빠르고 정확하게 전하고
Network 하는 소통 창구입니다
Asia
Journalist
Association
저만큼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에게도
널리 소식을 알리는 일
저자 이하령의 이메일 주소는 ajasmile다. 그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이유와 이 책 제목 ‘행시’(幸時)는 이것 외에 또 다른 뜻이 있다는 걸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짐작했다. 행복한 시간(幸時)에 도달하기 위해 쉼없이 생각하고 조합해서 만들어낸 ‘행시’(行詩) 바로 그거다.
이하령 저자는 “첫 번째 책이라 미흡한 게 너무 많다. 그래도 도전해 볼만 했다”며 머리말에 이렇게 썼다.
“이 책은 특정 순서나 특정업체에 대한 의미 없이 그냥 생각나는 대로 적인 것이며, 순위나 중요성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맞춤법, 띄어쓰기 등 교열은 아는 한도 내에서 하였으니 이해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저보다 더 재미나고 즐거운 ‘행시’를 만드실 수 있는 여러분이 행복한 시간으로 가득 채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