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집권 성공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3연임’ 장기집권 갈까?

[아시아엔=이정철 기자] 재집권에 성공한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6월 11일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의 승인 칙령을 받고 제29대 총리 임기를 시작한 가운데, ‘3연임’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현지 언론에서 나왔다. 총리 선출에 참여하는 ‘꼭두각시 상원의원’ 임기가 5년으로 총리 임기보다 1년 더 길다.

<방콕포스트>는 “쁘라윳 총리가 군부지명 상원의원 250명의 지지를 발판 삼아 4년 후에도 총리로 선출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상원의원 임기는 5년인 만큼, 차기 총리 선출 투표에도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2014년 5월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군부는 개헌을 통해 총선 후 5년간의 민정이양 기간에 활동할 상원의원을 직접 선발했다. 이 신문은 “다음 총선이 이번 선거 양상과 크게 다르지 않고, 상원의 지지 역시 변함이 없다면 쁘라윳 총리는 3연임에 성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럴 경우 군정 5년을 포함해 13년 가량 ‘장기집권’을 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 5일 상원·하원(500명) 합동 투표에서는 250명의 상원의원 중 상원의장을 제외한 249명이 쁘라윳 총리를 지지해 총리 선출에 필요한 376표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물론 군부 연정 의석이 하원 절반(250명)보다 불과 4석 많은 만큼 쁘라윳 총리가 향후 하원 불신임 투표에서 패할 수도 있다. <방콕포스트>는 “쁘라윳 총리가 다시 총리 후보로 지명받은 뒤 상·하원 합동 투표에서 상원의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또 승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야당 입장에서는 이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묵과할 수 없어, 헌법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퓨처포워드당은 최근 창당 1주년 기념식에서 “상원의원의 총리 선출 참여를 폐지해야 한다”며 “개헌안을 의회에 제출하고 시민 캠페인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헌을 위해서는 상원의 3분의 1이 찬성해야 한다. 야당의 개헌 요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반군부 진영은 쁘라윳 총리의 ‘3연임’ 저지를 위해 246석을 무기로 입법이나 예산안 심사에서 공세를 가할 것으로 보여 쁘라윳 내각의 앞날은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앞서 쁘라윳 총리는 지난 5일 상원(250명)·하원(500명) 합동투표에서 500표를 얻어 244표를 획득한 반군부 진영 후보 타나톤 중룽르앙낏 퓨처포워드당 대표를 제치고 차기 총리로 선출됐다. 쁘라윳 총리는 “정직함과 진실함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할 것을 선언한다”면서 “태국을 경제적·사회적 측면에서 전진시키고 발전시켜야 하는 의무를 이행하면서 국민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조만간 새 내각이 구성되면 2014년 5월 쿠데타 이후 최고 군정기구로 활동해 온 국가평화질서회의(NCPO) 임무도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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