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새 대통령 토카예프, 나자르바예프 그늘 벗어날까
[아시아엔=이정철 기자] 카자흐스탄에서 30년 만에 대통령 교체가 이뤄졌다. 9일(현지시간) 실시된 대통령선거에서 예상대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 대행이 차기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난 3월, 30년간 카자흐스탄을 통치했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이 자진 사퇴하면서 실시된 이날 선거에서 토카예프는 70%를 웃도는 지지율로 승리했다. 임기는 5년. 전임 나자르바예프의 후계자로 오른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현 대통령은 야당인 민주당(악졸) 공천을 받은 여성 하원의원 다니야 예스파예바 등 모두 7명이 출마한 선거에서 국민들 신임을 얻은 것이다. 토카예프는 누르술탄 전 대통령이 대표를 맡고 있는 여당 ‘누르 오탄’(조국의 빛) 후보로 나섰다.
투표는 전국 9968개 투표소에서 오전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진행됐으며 중앙선간위에 따르면 투표율은 77%였다. 이번 선거 득표율은 이전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득표율은 토카예프(70.13%), 코사노프(15.39%), 예스바예바(5.32%), 아흐메트베코브(3.86%), 라흐임베코브(3.03%), 티스피코브(1.41%), 투겔(0.86%)로 집계됐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다른 의견을 말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큰 인내심을 보일 것이다. 정부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물론 반대하는 사람들과도 대화를 해나갈 것”이라며 당선 후 포용정책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30년간 줄곧 통치해온 전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하는 의구심이 국민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시절의 관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회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웃 우즈베키스탄과 함께 중앙아시아의 맹주를 자임하고 있는 이 나라가 실질적인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이룰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는 까닭이다.
전임 나자르바예프가 최측근인 토카예프를 대선후보로 지명하자 알마티와 누르술탄(구 아스타나) 등 대도시에서 반대시위가 벌어진 것이 그러한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반증이라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