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독사가 남긴 텅빈 집···’유령집’ 판매 부동산중개업자

부동산중개업자 아키라씨가 자살한 주인이 남긴 집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BBC화면 캡처>

[아시아엔=이정철 기자] 일본에는 버려진 집을 판매하는 공인중개사가 있다. 소위 ‘유령집’(지코 부켄)을 찾아다니는 이들은 유령부동산중개업자로 불린다.

<BBC>는 11일(현지시각) 일본인 공인중개사 아키라씨에 대해 보도했다. 아키라씨는 5년 동안 500곳을 돌아다니며 ‘유령집’을 판매해왔다. 

아키라씨는 “일본의 많은 사람들은 유령이 집에 산다고 믿는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 혼자 외롭게 죽은 사람, 살해 당한 사람이 유령이 되어 그들이 살던 집에 머문다”고 말했다.

<도쿄치포>에 따르면 일본에서 지코부켄으로 분류되는 집은 “자연사, 자살, 살인 등이 발생한 집·사이비종교에 의해 사용된 집·화재나 홍수 같은 자연재해로 사상자가 발생한 집·공동묘지 인근에 있는 집·범죄조직 근처에 있는 집” 등이다.

매체는 “집가격이 비싼 도쿄에서 가격이 낮은 집은 이유가 있다”면서 “공인중개소에서 집을 구할 때 지코부켄이 아닌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저렴한 집을 구하고, 지코부켄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공인중개사에게 ‘지코부켄을 찾고 있다’고 말하면 된다. 그러면 공인중개사들도 좋아한다. 왜냐하면 그들도 지코부켄을 처리하고 싶기 때문이다”고 했다.

일본에서 유령집은 경제적 여유가 없거나 미신을 믿지 않는 젊은 층이 주요 고객이라고 한다. 아키라씨는 “유령집을 수리하고 개조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주 고객 대부분은 젊은 층”이라며 “그들은 미신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이 직업이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누군가의 죽음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령집이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주로 독거노인가구 같은 1인가구 비율이 증가해 그만큼 고독사가 늘어나면서다.

일본 총무성의 ‘2018년 인구 추계’에 의하면 일본의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28.1%로 세계 1위다. 뿐만 아니라 ‘은둔형 외톨이’ 젊은이들을 일컫는 ‘히키코모리(引きこもり)’가 증가해 70만 정도가 되면서 1인가구 비율이 증가했다.

히키코모리와 독고노인 등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일본엔 혈연, 학연, 지연 등 그 어떤 연도 없는 사회인 ‘무연사회’가 등장한지 오래다. 연이 끊기 채 고독하게 살다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집이 하나둘씩 생겨났다.

고독사로 인한 유령집이 늘어나면서 일본에는 유령부동산중개업자에 더해 청소업, 유품 정리업, 보험, 대리인 서비스 등 새로운 직업이 등장했다. 이들은 죽음 뒤 버려지게 될 유품, 주인이 없어 방치될 위기에 처한 애완동물 등을 관리해 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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