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비공’ 트럼프 日나루히토 국왕 접견때 ‘오바마식 인사’ 되풀이?
[아시아엔=이정철 기자, 연합뉴스] 이달 말 일본을 국빈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루히토(德仁) 일왕과 만나서 어떤 방식으로 인사를 나눌지 주목된다고 교도통신이 19일 보도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사 방식이 주목되는 것은 지난 2009년 일본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일왕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던 상황이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아키히토(明仁) 전 일왕(상왕)에게 90도에 가깝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백악관은 ‘단지 외교적 의례를 지킨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저자세 외교’라는 비판이 미국 언론으로부터 쏟아졌다.
이와 관련해서는 한국과 일본의 일부 의원들이 ‘한국과 동아시아 국민들에게 고통을 안겨준 행동’이라고 함께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1월 일본을 찾아 아키히토 당시 일왕과 만날 때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 달리 악수만 나누고 팔을 토닥였다.
다만 이번 일본 방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함께 스모(相撲·일본식 씨름)를 관람하고 골프를 치며 미일간 밀월을 강조하는데 힘을 쏟을 계획인 데다, 그가 나루히토 일왕과 처음 대면하는 국빈이라는 점에서 인사 방식이 전과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일 사흘째인 27일 나루히토 일왕과 만날 계획이다.
교도통신은 형식을 파괴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루히토 일왕과 만나면서 어떤 행동을 보일지 일거수일투족이 주목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일왕과의 만남에 대해 “국가를 대표해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는 자리에서 무역 문제와 관련해 강한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커 일본 측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일본에 대한 무역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미일 정상회담에서 냉철하고 강경한 자세로 미국의 이익을 추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가 ‘부둥켜안기’ 전략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회유해 왔지만, 이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술’에 대한 ‘아첨술’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미국 ABC 방송은 지난달 아베 총리의 방미 후 “트럼프 대통령이 ‘거래의 기술’을 알지는 모르지만 ‘아첨의 기술’은 아베 총리가 한 수 위”라고 비꼰 바 있다.
일본 정계에서도 미국에 과하게 의존하는 아베 총리의 외교에 대해 ‘게타(げた·일본 나막신)에 붙은 눈'(사민당의 마타이치 세이지 당수)이라는 노골적인 비판이 나올 정도로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