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출신 모디 총리 연임 확실시···네루 가문 이어 5번째 기록

2월 인도 우타르프라데시 주 알라하바드에서 모디 총리가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엔=주영훈 인턴기자] 19일 인도 총선 출구조사 결과 여당연합의 승리가 유력시됨에 따라 현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5년 더 인도를 이끌 가능성이 커졌다.이날 미디어매체인 타임스나우-여론조사기관인 VMR 등의 출구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집권 인도국민당(BJP)이 이끄는 정당연합 국민민주연합(NDA)은 연방하원 543석 가운데 절반(272석)을 훌쩍 넘어 압승을 거둘 것이 확실시된다.

출구조사 예측대로 NDA가 과반의석을 차지하게 되면 모디 총리는 역대 인도 총리 가운데 5번째로 연임에 나서게 된다. 13억5천만명의 인도를 무려 10년간 통치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인도에서 총리직을 연임한 인물은 초대 총리인 자와할랄 네루(1947∼1964)와 그의 딸인 인디라 간디(1966∼1977, 1980∼1984), BJP 출신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1996, 1998∼2004), 네루-간디 가문이 이끈 인도국민회의(INC)의 만모한 싱(2004∼2014) 등 4명뿐이었다.

라지브 간디는 1984년 10월 어머니 인디라 간디 총리가 암살된 후 총리에 취임했다가 총선 승리 후 두 달 만에 5년 임기의 총리직에 올랐지만, 정식 연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모디 총리는 지난해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이번 총선에서 2014년에 버금가는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재선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경제성장률이 둔화했고 제조업 중심의 정책에 실망한 농민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인도의 실업률이 45년 만에 최고치인 6.1%를 기록했다는 소식까지 겹쳤다. BJP는 결국 지난해 12월 ‘텃밭’으로 꼽힌 마디아프라데시 등 3곳의 주 의회 선거에서 참패했다. 정권교체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이런 와중에 지난 2월 14일 분쟁지인 인도령 카슈미르(잠무-카슈미르주) 지역에서 자살 폭탄 공격으로 인도 경찰관 40여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모디 총리는 파키스탄을 배후로 지목하면서 전례 없는 ‘보복’에 나섰다. 같은 달 26일 파키스탄령 공습을 단행한 것이다.

다음 날 양국은 공중전까지 벌이며 전면전 위기까지 치달았다. 군사 긴장이 고조되자 안보 이슈가 선거판 이슈를 모두 집어삼켰다.

정부에 대한 불만은 잦아들었고 모디 총리는 48년 만에 파키스탄 공습을 단행한 결단력 있는 지도자로 주목받았다. 동시에 주춤했던 지지율도 치솟았다.

화폐 개혁, 상품서비스세(GST) 전격 실시, 세계 최대 공공 의료지원 프로그램(AB-NHPM) 도입 등 고비 때마다 승부수를 던진 모디 총리의 전략이 이번에도 먹힌 것이다.

모디 총리는 여기에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힌두교도 표밭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힌두민족주의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보수층 표심 결집을 위해 애썼다.

모디 총리가 재선에 성공하면 신분제 질서가 강한 인도 사회에서 또 다른 신화를 쓰게 된다.

차(茶) 행상을 하는 부모 밑에서 태어난 모디 총리는 기차와 거리를 떠돌며 차를 파는 등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다.

이처럼 카스트 신분제 하위 계급인 ‘간치'(상인) 출신임에도 구자라트주 총리 등을 거쳐 10년간 연방정부 총리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다만, 변수는 있다.

인도에서는 출구조사 결과가 빗나간 사례가 잦아 정작 실제 개표에서는 NDA가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모디 총리가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만만찮은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유세 과정 내내 모디 총리의 발목을 잡았던 실업률, 농촌 빈곤, 힌두-반(反)힌두 양극화, 주춤하는 경제 성장 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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