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나도 내 동료(김정은)도 협상 결과에 만족한다“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건배를 하고 있다

비핵화 위해 北체제안전 보장해야···“김정은, 美에 입장전달 요청”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 “’주먹의 법’ 벗어나 ‘국제법 힘’ 회복해야”

“美·中 지도부에 회담 결과 알릴 것”···6자회담 필요성도 거론

“러시아 내 북한노동자 문제도 논의···김정은, 개방적이고 내실있는 대화상대”

[아시아엔=이정철 기자,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한반도 비핵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체제 안전보장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첫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비핵화 전망을 묻는 질문에 “비핵화는 일정 정도 북한의 군비축소를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에는 자국 안보와 주권 유지를 위한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국제적-법적 안전보장이 필요하며 6자회담 틀도 이런 맥락에서 수요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6자회담 틀과 관련해 “당장 이 틀을 복원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면서도 “비핵화 합의 달성을 위해 북한에 대한 국제적 안전보장 문제가 제기되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에 미국이나 한국측의 보장으로 충분하다면 좋지만 이것이 부족하다면 6자회담 틀은 북한에 대한 국제적 안전보장 체제를 고안하기 위해 아주 필요하게 될 것이다”라고 부연했다.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전체적으로 그리고 종국적으로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우리가 한발 나가고 두발 물러서는 식으로 행동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점진적으로 서로의 이해를 존중하면서 나아가면 결국 이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한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국제무대에서 ‘주먹의 법’에서 벗어나 ‘국제법’ 준수로 나아가는 것이 한반도 상황과 다른 분쟁들을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행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은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오늘 김정은 위원장과도 얘기했듯이 국제법의 힘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달성되면 한반도 문제와 같은 복잡한 상황을 해결하는 여정에서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행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고 자국의 안보를 확보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면서 “만일 북한 파트너들, 무엇보다 미국측에서 건설적 대화에 대한 의지가 표명된다면 결국 협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다른 길은 없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정상포럼‘(26∼27일)에 참석해 중국과 미국 지도부에 김 위원장과의 회담 결과에 대해 공개적이고 솔직하게 알릴 것”이라면서 “여기엔 아무런 비밀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도 미국측에 자신의 입장과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과정들과 관련해 발생한 문제들에 대해 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로 올해 말까지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문제도 논의했다”면서 “차분하고 대결적이지 않은 해결책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위원장과 남·북·러 3각 협력 사업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철도 연결, 가스관 건설, 송전선 설치 등의 남·북·러 3각 협력 사업도 논의했다”면서 “만일 이런 프로젝트들이 실현되면 이는 (북핵)문제의 근본적 해결에 필요한 신뢰 강화를 위한 필요한 조건을 조성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북러 정상회담 결과와 김 위원장에 대한 인상과 관련, “나도 내 동료(김 위원장)도 협상 결과에 만족한다”면서 “김 위원장은 상당히 개방적이고 자유롭게 토론한다. 상당히 흥미로우며, 내실 있는 대화상대”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양자 관계, 제재 문제, 대미관계, 한반도 비핵화 등 모든 현안에 대해 아주 자세히 얘기했고 이 모든 문제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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