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 투어 41] 미르지예요프 대통령 유엔총회서 아랄해 복원 ‘호소’
[아시아엔=최희영 <우즈베키스탄에 꽂히다> 작가] 쟈혼기르씨는 아들 가족이 여름방학을 맞아 우즈베키스탄 국경을 넘는 기차를 타고 400km쯤 달려 쿤그라드(Kungard)까지 왔고, 그곳에서 버스로 무이낙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카자흐스탄에서 바라본 아랄해와는 또 다른 느낌이에요. 우리나라 사람들도 아랄해 걱정이 많아요. 아랄해는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이어주는 상징적인 랜드마크예요. 여기 오면서 우즈베키스탄 국경을 넘는 데 한 시간 넘게 줄을 섰어요. 하지만 아랄해 하늘을 나는 새들은 어디가 카자흐 땅인지, 어디가 우즈베크 하늘인지 개념조차 없지요. 우리도 하루빨리 유럽공동체처럼 하나가 되어 자유롭게 왕래하면서 아랄해 문제를 함께 풀면 좋겠어요.”
카자흐스탄 여성의 장황한 코멘트를 쟈혼기르씨가 요약했다. 그러면서 이 여성은 아랄해가 사막화되면서 아이들의 질병이 갈수록 늘어나 걱정이라는 말과 함께 카자흐스탄의 경우 연간 1억 5,000만톤 이상의 모래소금이 바람에 날려 1,000km 떨어진 지역까지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통계를 인용했다.
“카자흐스탄뿐만 아닙니다. 아랄해 지역의 모래소금은 강풍이 불면 15km 높이까지 올라가 멀리 중국 톈산과 타지키스탄의 파미르고원까지 날아가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습니다. 또 아랄해 물이 마르면서 강 주변 숲의 90%가 사라졌습니다. 아무다리야 삼각주로 유입되는 수백 개의 작은 강도 말라버렸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아랄해 생태계에도 심각한 피해를 불러일으켰지요. 아시아치타, 카스피호랑이와 같은 대형 포유류가 멸종되었고, 갑상선가젤, 벌꿀오소리 등은 멸종 위기에 놓였습니다. 이 모든 점이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의 공통된 걱정이지요.”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2017년 제72차 UN총회에 참석해 아랄해 복원의 국제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2016년 12월 취임 뒤 처음 참석한 UN 총회 연설에서 그는 세계 지도자들 앞에서 아랄해 지도를 펼쳐 드는 파격적인 행보까지 연출했다. 그가 든 지도에는 1960년대의 아랄해 수역과 1/10로 줄어든 지금의 아랄해 수역이 선명하게 그려졌다.
CNN을 비롯한 미국의 대표적인 방송들과 전 세계 외신들은 아랄해 문제를 걱정하는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이색적인 프레젠테이션을 영상과 사진으로 담아 지구촌 곳곳으로 전파했다. 그의 퍼포먼스는 크게 성공했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아랄해 문제가 국제 환경 문제의 거대 담론으로 급부상했고, 그로 인해 이곳 무이낙을 찾는 관광객도 대거 늘어났다고 카라칼파크스탄자치공화국 관계자는 설명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