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패션시장 공략 청신호 ‘한섬’, ‘시스템·시스템옴므’ 파리 단독 쇼룸 진행
‘시스템·시스템옴므’, 파리서 단독 쇼룸 진행해 11개국 20개 패션·유통업체와 홀세일 계약 체결
전체 주문 물량의 70% 유럽·북미업체가 차지…독창적 디자인·창의적 소재 적용 등 현지 호평
[아시아엔=이주형 기자] 한섬의 캐주얼 브랜드 ‘시스템·시스템옴므’가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안착하고 있다. 20개 해외 유명 패션·유통업체와 수출 판매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의 도약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인 한섬은 지난 1월 프랑스 톰그레이하운드 파리 매장에서 진행된 제 1차 ‘시스템·시스템옴므’ 2019 FW(가을·겨울)패션 단독 쇼룸(Showroom) 행사를 통해 전세계 11개국 20개 패션·유통업체와 홀세일(wholesale, 도매) 계약을 맺었다고 24일 밝혔다. 한섬은 1차 쇼룸 행사 이후에 이달 4일부터 7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2차 쇼룸 행사를 열었으며, 현재 20여 개 업체와 계약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계약을 체결한 업체는 미국 ‘블루밍데일즈’ 백화점, 캐나다 ‘라 메종 사이먼스’ 백화점, 이탈리아 하이엔드 패션편집숍 ‘안토니올리(Antonioli)’, 홍콩 최대 패션편집숍 ‘I.T’ 등 20곳으로, 홀세일 규모는 약 100만 달러(한화 11억원) 수준이다. 수출 품목은 남녀 니트, 재킷, 아우터 등이며, 오는 6월부터 현지에 납품을 시작해 8월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이종호 한섬 브랜드지원담당 상무는 “글로벌 패션 시장에 처음 뛰어든 신생 브랜드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럽 편집숍 등 다수의 해외 패션?유통업체와 수출 계약까지 체결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적보다 브랜드 알리기에 의미를 두고 쇼룸행사를 열었는데,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왔다”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가는 8월 이후부터 현지 반응에 따라 추가 수출 가능성도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출 계약을 맺은 국가가 유럽과 미국이란 점도 눈에 띈다. 수출 계약을 체결한 11개국 중 아시아 국가는 중국과 일본 두 개국으로, 나머지는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그리스, 러시아 등 유럽 및 북미 국가였다. 이들 유럽 및 북미지역 국가의 주문량은 전체 주문량의 70%를 차지한다.
한섬 관계자는 “보통 국내 패션 브랜드가 해외시장에 나서는 경우 중국이나 일본 등 아시아권을 우선 공략하지만, ‘시스템·시스템옴므’는 패션 본고장인 유럽과 북미지역에서 러브콜을 받았다”며 “기존 아시아권 브랜드에서 보기 힘든 독창적인 디자인과 뛰어난 봉제기술, 창의적인 소재 적용 등 한섬만의 차별화된 강점이 주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류 등 K컬처에 대한 현지의 높은 관심 등도 구매 품목과 규모를 늘리는데 일조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섬은 올 초 시스템·시스템옴므 해외 수출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새로운 제품 기획 프로세스인 ‘선(先)기획 시스템’을 국내 패션업계 최초로 도입한 바 있다. 이를 통해 2019년 가을·겨울(F/W) 제품부터 시스템·시스템옴므 전 제품의 개발 완료 시점을 기존(3개월)보다 최대 5개월 가량 앞당겨 제품 기획을 완료했다. 다른 해외 유명 패션 브랜드들은 한섬이 도입한 선기획 시스템을 통해 자사의 의류 제품을 패션위크 기간 중 판매하고 있다.
한섬은 향후 열리는 대규모 국제 패션위크 참가를 통해 시스템·시스템옴므 주요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1월, 국내 토종 패션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파리패션위크 기간에 단독 프레젠테이션과 홀세일 상담을 위한 단독 쇼룸을 두 차례 운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달 말부터 열리는 ‘2019 F/W상해패션위크’와 6월로 예정되어 있는 ‘2020 S/S 파리패션위크’ 등에 참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