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도망간 여자 잡는 앱’ 그리고 구글·애플의 인권침해 지원 또는 방조?
[아시아엔=주영훈 인턴기자] 구글과 애플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인권침해를 방조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사우디 정부가 개발해 플레이스토어(구글)와 앱스토어(애플)를?통해 유통되고 있는 앱이 사우디 여성들을 감시하고 해외여행을 통제하는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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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론 와이든 상원의원(오리건)은 2월 11일(현지시각) 팀 쿡 애플 CEO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에게 편지를 보내 “미국 기업들이 사우디 정부의 가부장 제도를 더 용이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앱셔 유통 중단을 요구했다. 팀 쿡은 이날 NPR 라디오 인터뷰에서 “(앱셔에 대해) 전혀 들은 적이 없다”면서 “만일 사실이라면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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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8일 현재까지 애플 측의 움직임은 발견되지 않았고, 구글 측은?“앱이 서비스 조건을 위반하지 않는다”며?플레이 스토어에서 방출하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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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정부는 2015년 주차위반 과태료를 납부하거나 출생신고를 하는 등 행정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앱 ‘앱셔’(Absher)를 개발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앱에 위치추적 기능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감시대상의 해외 출·입국 여부를 확인하고, 해외여행을 허가하거나 봉쇄하는 기능까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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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감시 대상이 공항에서 여권을 사용할 때마다 실시간 문자로 통보되는 알람 기능도 탑재돼 있다. 또 여행 기간과 목적지, 이용 가능한 공항까지 설정할 수 있다. 여권이 유효하더라도 허가된 여행기간이 지났거나, 지정된 공항이 아니라면 여권을 사용해 출국할 수 없게 된다.
이 앱은 감시 대상의 이름과 여권·신분증 번호 등의 인적 사항, 여행 목적지와 기간 등의 여행 조건을 입력할 수 있다. 입력된 정보는 사우디 내무부와 여권청에 등록돼, 조건과 맞지 않는 출국을 시도하면 문자가 이들 당국에 발송된다. 여행 조건과 정보는 남자만 입력할 수 있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남성이 자신의 아내나 딸, 누나, 동생 등 여성 가족의 해외여행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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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여성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남성가족 후견인’이 있어야 하며, 후견인의 허락 없이는 결혼은 물론 여권 발급과 해외여행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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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우디 여성은 아버지 휴대전화의 앱셔 앱에 몰래 접속해 자신의 해외여행을 허가한 뒤 몰래 호주로 떠날 수 있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는 관련 사례를 소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휴먼라이츠워치 등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 앱이 여성들을 억압하고 반인권적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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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셔는 2015년 출시 후 지금까지 수백만번 다운로드 됐다. 이 사실이 미국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IT 기업들이 사우디 여성 인권침해의 공범 노릇을 해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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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애플은 동성애자를 ‘병자’, ‘죄악’이라고 표현한 한 종교 관련 앱에 대해 동성애 인권단체가 반발하자 작년 12월 이 앱을 온라인 앱스토어에서 퇴출시킨 바 있다.
사우디 정부는 구글과 애플을 통해 유통되는 앱”앱서”를 행정업무서비스 이외에 사우디 여성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구글은 서비스조건을 위반하지 않는다며, 플레이스토어에서 방출하지 않겠다고 했다.
사우디는 남성가족후견인제도를 강화해 여성들이 그 후견인 허락없이 무엇도 할 수 없게 했으며, 위치추척 및 공항이용시 상세사항까지 남성후견인의 핸드폰 문자로 여성에 대해서 전송된다.
억압받는 사우디 여성들이 도망갈 수 없도록 정부에서 IT 기업들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