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정폭력 심각···여성 7명 중 1명 매일 시달려
[아시아엔=김중겸 치안발전포럼 이사장, 전 경찰청 수사국장] 가정 안으로는 법이 들어가지 않았다. 영국 남편이 버릇 고친다고 엄지손가락 굵기의 회초리를 휘둘렀다. 누가 맞았나. 부인이다! 물론 적법행위다. 19세기 후반까지 계속됐다.
한국에선 “마누라와 북어는 매일 패야 부드러워진다”고 했었다. 많은 아내가 맞았을 터.
미국의 경우 바람은 집안으로 들어간다. 법=경찰은 들어가지 못한다. 신고 들어와도 개입하지 못했다. 1984년 시카고에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가정폭력으로 맞아죽는 여성이 많아졌다. 시청에서 도망쳐 나오는 여성피해자 shelter(쉼터) 만들었다. 경찰에게는 출동권한 부여했다. 이내 경찰관으로부터 “아이고, 나 죽네!” 소리가 나왔다. 동네사람 신고 받고 달려간다. 멋모르고 현관문 두드렸다가 총알세례 받는다.
한창 흥분한 남편, “니들이 뭔데 부부싸움에 끼어들어!” 냅다 총 쏴댄다. 피할 겨를 없다. 죽는 경찰관 급증했다.
처벌은 신고의 12%
2001년 일본 Domestic Violence(DV 방지법) 정식명칭은 ‘배우자로부터의 폭력방지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법률’을 시행했다.
그해 신고는 3608건. 2017년은 7만2455건이다. 16년 동안 20배 증가했다. 전년 대비 3.6%(2547건) 늘었다. 검거건수는 8342건. 전년 대비 0.6%(51건) 증가다. 그러나 신고 대비 처벌은 12% 정도에 그치는 실정이다. 조사도중 피해자가 선처를 호소해서다.
내역은 폭행이 4510건(54%)으로 제일 많다. 다음은 상해 2934건(35%). 협박과 기물손괴로 이어진다. 강간도 11건이다.
생명을 앗아간 사례는 살인 1건에 때려서 죽인 상해치사 3건 등 모두 4건이다. 살인미수는 90건. 죽음으로 이끄는 갈등임을 보여준다.
가해자는 남성이 82.7%, 여성이 17.3%.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는 혼인관계 76.4%, 교제 중으로 동거하는 사이 15.9%, 내연관계 7.7%.
연령은 가해자 피해자 모두 30대(28% 전후)->40대(25% 전후)->20대(21% 전후) 순이다. 60대나 70대, 그 이상도 싸우고 주먹다짐한다.
Domestic Violence(DV)는 살 섞고 사는, 세상에서 제일 믿고 의지하는 사이에서 발생한다. 부부나 애인들만이 아니다. 동성애자 간에도 생긴다.
아동과 노인 학대와 더불어 옛날부터 존재했다. 서양에서는 1980년대부터 법으로 다스리기 시작했다. 동양은 더 늦다. 민사 불개입(民事 不介入) 즉 민사문제에는 공권력, 구체적으로는 경찰이 간섭하지 못한다는 원칙이 지배했기 때문이다.
만약 안쓰러워서 또는 선의로라도 개입했다 가는 직권남용이나 변호사법 위반으로 어려움 겪었다.
2018년 일본 총리실이 여성 DV실태 조사했다. 이에 의하면 피해자의 90% 이상이 여성이다. 경찰신고 82.7%보다 많다. 실제로는 더 많다. 가정문제라 신고나 발설 꺼린다. “그놈의 정 때문에” 그냥 참고 넘어간다. 울며 겨자 먹기로 지낸다.
DV 경험자는 3명 중 1명이다. 7명 중 1명은 일상적으로 계속 반복되는 폭력에 시달린다 했다. 20명 중 1명은 생명의 위험을 느낄 정도였다.
행태도 다양
①정신적 폭력: 겁주어서 시키는 대로 하게 한다. 몇 시간이나 계속해 질책한다. 사람들 앞에서 모욕 준다.
②신체적 폭력: 때린다, 찬다, 뚜드린다, 목 조른다, 물건 던진다, 담뱃불로 지진다, 잠자지 못하게 한다.
③성적 폭력: 강제로 성교한다, 포르노를 억지로 보게 한다. 피임에 협력하지 않는다.
④경제적 폭력: 생활비 주지 않는다. 일하러 나가지 못하게 한다. 영수증을 세세히 체크한다. 돈 빌려오라고 한다.
⑤사회적 폭력: 친정에 못 가게 한다. 친구 만나는 등의 외출을 금지한다. 하루하루 한 일을 자세히 보고하게 하여 행동을 제한한다.
⑥아이들을 이용한 폭력: 아이들 때리고, 위험한 일 시켜 배우자와 자녀가 겁먹고 떨게 한다.
가정 안에서 의사결정권을 쥔 자, 가장의 횡포가 이리도 많다. 용서받지 못할 범죄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