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으로 사라진 ‘한유총’ 사태에서 무슨 교훈을 얻을 것인가?

피부색, 나라, 언어, 종교, 민족의 구분 없이 어린이들은 언제 어디서나 보호받아야 한다. 아이들은 어른들 돈벌이의 수단이 돼선 절대 안된다.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어린이는 나라의 보배라고 했다. 이런 어린이를 볼모로 국민을 협박했던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4일 전격적으로 개학연기 준법투쟁을 조건 없이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박용진 3법’(안)에 반대해 ‘무기한 개학연기 투쟁’을 강행했던 한유총이 교육부와 교육청의 압박과 여론의 비판에 결국 꼬리를 내린 것이다.

한유총이 이같이 무릎을 꿇은 것은 실제로 개학연기를 한 유치원이 당초 이들이 주장했던 1500여곳에 훨씬 못 미치는 300여곳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부에서도 반대 여론이 심했다. 또한 설상가상으로 서울시교육청이 한유총의 설립허가를 취소키로 결정한 데 따른 걸로 보인다. 교육부의 강력하고 단호한 대응도 한몫 한 것 같다.

극하면 변하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4일 오후 한유총에 대해 법인 인가를 취소키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한유총은 설립 24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이들 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들은 정부지원금과 학부모가 낸 교비를 엉뚱한 데 쓴 사실이 작년 뜨거운 논란을 빚었다.

즉, 아이들을 위해 쓴 것이 아닌,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쓴 것이 밝혀진 바 있다. 그리고 막대한 세금을 받아놓고도 끝까지 사유재산 침해, 몰수라고 강변하였다. 또한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에듀파인’(국가회계시스템) 도입 찬성 여론이 80%를 넘을 정도였는데도 이를 극렬하게 반대했다.

이 사건에서 결론부터 말하면 유치원도 교육기관인데 한유총이 어린이를 볼모로 삼은 것은 잘못된 처사다. 사람이 누구나 자기를 좋게 하려는 생각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구하는 데에 있어서는 혹은 순리로, 혹은 역리(逆理)로, 혹은 사실로, 혹은 허망하게 각각 그 지견(知見)과 역량을 따라 구한다.

그래서 모든 일에 성공과 실패의 차를 내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순리로 구하는 사람은 남을 좋게 하면서 자기가 좋아지는 도를 행하므로 한없는 낙원을 개척하게 되고, 역리로 구하는 사람은 자기만 좋고자 하여 남을 해하므로 한없는 죄고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사실로 구하는 사람은 모든 복락을 이치에 따라 당처(當處)에 구하므로 성공을 얻게 된다. 그러나 허망(虛妄)으로 구하는 사람은 모든 복락을 욕심으로 구하므로 필경 아무 성과를 얻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세상에 순리와 사실로 구하는 사람은 적고 역리와 허망하게 구하는 사람이 많다.

요컨대 한유총 사태는 맑고 밝고 훈훈한 인류의 정신이 아직 고루 불어오지 못한 연고일 것이다. 만일 한유총 소속 유치원 원장들이 순리로 구하는 도와 사실로 구하는 도를 실천했다면 오늘의 수모는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구하되 순리로 구하고 정당하게 구해야 한다. 그래야 사회와 나라가 밝아지고, 자타와 피차가 다 화(化)함을 얻는다. 역리의 종말은 파멸이다. 유치원 당사자들이 다시는 이 교훈을 잊지 않기 바란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