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16] ‘외환 자유화’ 조치 통해 이중환율제도 폐지···암달러 시장 된서리

미르지요예프 우즈벡 대통령은 제72차 UN 총회 참석을 앞둔 가운데 2017년 9월 2일 외환 개혁을 단행했다. 이로써 금액에 제한 없이 국제 거래법상에 준하는 절차에 따라 상품, 작업 및 서비스 수입, 수익 송금, 대출 상환, 여행 경비 지불 등으로 외화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또 이중환율제도 폐지돼 암달러 시장이 된서리를 맞게 됐다.

[아시아엔=조철현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저자] 2017년 9월 2일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마침내 ‘외환 통화 정책 자유화 법안’에 서명했다. 정확한 명칭은 ‘외국환 정책 자유화 우선 조치에 관한 법령’이다. 이는 그가 취임사를 통해 밝힌 ‘2017~2021 우즈베키스탄의 향후 발전 전략’ 목표 중 경제 발전과 자유화 전략 가운데 하나인 금융 개혁 부분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었다.

다음은 현지 언론 <포드로브노>(podrobno.uz)가 전한 우즈베키스탄의 외환 자유화 조치 관련 기사 요약이다.

9월 2일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외국환 정책 자유화 우선 조치에 관한 법령’에 서명했다. 9월 5일부터 본격 시행되는 이 법령에 따르면 법인 사업자의 경우 상업 은행의 외화를 금액에 제한 없이 국제 거래법상에 준하는 절차에 따라 상품, 작업 및 서비스 수입, 수익 송금, 대출 상환, 여행 경비 지불 등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단 非무역 거래는 제외) 개인에 한해서는 시중 은행 환전 부서에서 정당한 절차에 따라 외화를 금액에 제한 없이 구입해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지불 카드를 통해 국내를 제외한 해외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또 개인 사업자의 경우에는 은행계좌 개설을 통해 외환을 구매할 수 있으며 기존의 외화를 기본으로 하는 수출업자의 외환 의무 판매 요구 제도도 철폐된다. 이밖에도 농장주를 비롯한 법인 등록을 하지 않은 개인 사업자의 경우에도 은행계좌에서 외환 현금 인출을 할 수 있게 된다.

이 법령에 따라 2017년 9월 5일, 우즈베키스탄 중앙은행은 숨화(Som)의 공식환율을 1달러 당 8,100으로 책정해 고시했다. 이는 독립 이후 지난 26년 동안 우즈베키스탄이 고수해왔던 페그제(peg system)의 공식 폐기를 의미하는 중요한 조치였다.

2003년부터 2017년까지의 환율 동향과 2017년 6월부터 시험적으로 운영해온 은행과 기업 간의 환전 거래 결과를 기준으로 달러 당 숨 화폐 환율을 고시한 우즈베키스탄 중앙은행의 이 같은 결정은 기존의 달러당 4,210.35숨보다 48% 가량 평가 절하된 것으로, 고시 직전의 암시장 환율인 달러 당 7,600~7,700숨보다도 높은 수준이었다.

사실 우즈베키스탄의 통화 교환성 문제는 그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의 절대적 장애 요인이었다. 따라서 취임 초부터 이 문제를 금융개혁 1순위로 수술대 위에 올려놓고자 했던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적절한 타이밍을 이 시기로 잡아 국내외적 시선을 잡는 데 성공했다.

2017년 9월 1일은 제25주년 독립기념일이었다. 그리고 그 이튿날은 카리모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였다. 9월 5일을 법령시행 첫날로 잡은 이유는 간단했다. 카리모프 대통령의 흔적을 지우는 듯한 인상을 주지 않으면서도 자신만의 독자적 금융개혁을 통한 글로벌 금융시장과의 소통은 무엇보다 중요했다. 더군다나 이제 며칠 안 있으면 그는 제72차 UN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국제 외교무대의 중심인 미국으로 날아가야 했다.

거기서 그는 IMF 총재와 세계은행(WB) 총재 등도 만날 예정이다. 투자 유치를 위한 그들과의 통 큰 소통을 위해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가 금융개혁이었다.

외환자유화 조치 첫날인 9월 5일 당일부터 우즈베키스탄에는 피부로 느낄 만한 큰 변화 바람이 불었다. 그 전날까지만 해도 외국인 투자기업들의 경우 건별로 신청해 6개월에서 심지어는 1년까지 걸렸던 심사과정을 거친 뒤에야 가능했던 환전이 즉각 이루어지게 됐다.

개인의 경우도 외환자유화 조치 전날까지만 해도 한 사람이 바꿀 수 있는 분기당 환전 총액이 2,000달러로 한정되어 있었는데, 이 같은 제한 조치가 완전히 풀리면서 개인 무역 차원의 해외 출장이나 유학 시 많은 편리성을 갖게 됐다.

그렇다면 국제사회로부터도 환영받고, 자국민에게도 지지를 얻을만한 이 같은 조치가 왜 이제야 단행된 것일까? 여기에는 수입가의 상승으로 발생되는 인플레이션의 유발 염려가 가장 컸고, 물가안정 문제와 수출정책 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과감한 결단까지는 여러 고려가 필수적이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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