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최대 종교축제 ‘쿰브멜라’···1억2천만명 강물에 ‘풍덩’
[아시아엔=편집국]?‘쿰브멜라’는 힌디어로 ‘주전자 축제’라는 뜻이다. 힌두교 신화에 따르면 마시면 죽지 않는 술인 ‘암리타’를 얻기 위해 신과 악마가 전쟁을 벌이던 중 암리타 네 방울이 인도 땅으로 흩뿌려졌다. 네 곳 중 하나가 바로 인도 북부 중소도시 프라야그라지다. 힌두력(曆)에 따라 3년마다 암리타가 떨어진 네 도시를 돌아가며 쿰브멜라 행사가 열린다. 올해 쿰브멜라에는 1억2000만명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갠지스강, 야무나강, 사라스와티강(신화 속 상상의 강)이 합류하는 프라야그라지는 가장 신성한 곳으로 꼽힌다. 인도인들은 1월 14일부터 3월 4일까지 49일간 강물에 몸을 담그면 모든 죄와 사악함을 씻을 수 있으며, 윤회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믿는다. 부자와 거지 가리지 않고 인도 전역에서 사람이 모여든다.
목욕에는 귀천이 없다. 카스트 최상층인 브라만부터 불가촉 천민인 달리트가 모두 강에 몸을 담그고 기도할 수 있다. 트랜스젠더들도 참여한다. 이들은 신은 차별하지 않으며 자신들도 신의 자식이라고 믿는다.
행사장에는 강가 모래밭 32㎢에 차려져 텐트 수십만 동, 임시병원 11곳, 임시도로 247㎞, 3㎞ 이상 되는 임시 부교(浮橋) 22개, 4만4600개의 LED 가로등, 12만2000개의 임시 화장실 등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다. 목욕을 하는 순례자들은 강에서 목욕을 하고 바로 떠나는가 하면 장기간 머무는 이들도 있다. 올해의 경우 15만명에 이른다.
이들이 연 49일간 소비할 식량도 쌀 5400t, 밀가루 7800t, 설탕 3200t, 등유 767kl에 이른다. 상주 행사인력도 군·경찰 2만명에 청소부도 1만1000명이 나섰다. 온종일 스피커에서는 분실물과 미아를 찾는 방송이 흘러나온다.
쿰브멜라에 참가한 사람들은 꽃잎과 쓰레기 등이 둥둥 떠다니는 강물에 몸을 담그고 그 물을 마시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구루와 일반 수행자들은 방수기능이 탑재된 최신 스마트폰으로 자신이 목욕하는 모습을 셀카로 담는다. 식당에서는 수행자들이 인도의 간편 결제 앱 ‘페이티엠’으로 음식 값을 계산한다. 당국은 이 지역을 9개로 나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1000여대의 감시카메라를 동원해 인원통제를 한다. 전통 힌두축제와 IT기술이 어우러진 것이다. 페이스북·트위터·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궁금한 점을 묻고 분실물도 찾을 수 있다.
인도 정부와 우타르프라데시주(州) 정부는 이번 쿰브멜라를 위해 424억루피(6677억원)를 투자했다. 2013년 열린 마하 쿰브멜라(144년에 한번 오는 대쿰브멜라) 예산 130억루피를 훨씬 넘겼다. 오는 4월 총선을 겨냥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요기 아디티야나트 주총리 사진이 담긴 정책 홍보 간판이 곳곳에 들어서 있다. 올해 힌두축제와 정치일정과 맞물려 그 어느 해보다 북적대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