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 오늘의 시] ‘봄날’ 서정춘 “이런 날은 산불 같은 꽃상여 좀 타 봤으면”

꽃상여

나여
푸르러 맑은 날과
바람 불어 좋은 날은
죽기에도 좋은 날
이런 날은 산불 같은
꽃상여 좀 타 봤으면,

 

# 감상노트

맑고 맑은 마음 잘 보이는 시. 진달래 활활 타는 산등성을 오르는 꽃상여 한 채. 이 날을 불가에서는 세상 젤 좋은 날이라 한다지. 고통의 바다에 태어났다는 고생(苦生)이 끊어지는 날이니. 큰스님 입적하시면 쾌활(快活), 쾌활! 한다는 말씀을 조금은 알 것도 같아. 그러나 말이 그렇지, 이승을 굴러다니는 즐거운 시인 시인이여. (홍성란 시인 · 유심시조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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