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 다리 물어뜯어 아들 살려낸 필리핀 ‘용감한 타타이(아빠)’
[아시아엔=주영훈 인턴기자] 지난 25일 필리핀 서부 팔라완의 발라박 마을에 한 아버지가 악어에게 물린 12살 난 아들을 구하려 악어와 사투를 벌였다. 아들은 아버지의 목숨 건 사투 끝에 1시간여 만에 구조됐다.
미마로파(민도로, 마린두케, 롬블론, 팔라완) 지역경찰의 소크라테스 팔타도 경정은 “악어가 테자다 압둘하산의 아들을 바랑가이 파시그 주변 강 밑으로 끌고 가는 것을 테자다는 아무런 무기도 없이 맨 몸으로 악어를 쫓아내고 아들을 구했다”고 말했다. 팔라도 경정은 “아이의 아빠는 아들을 구하기 위해 악어의 다리 부위를 세차게 물어 뜯었으며, 악어는 물었던 아들을 놓아두고 도망쳐 갔다”고 말했다.
팔타도 경정은 “아빠의 아들을 향한 목숨 건 무한사랑에 하늘이 도우신 것 같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상황은 이렇다. 12살 아들은 동생과 바랑가이 파시그 강가에서 수영을 하고 있었다. 이때 악어가 갑자기 나타나 형의 왼팔을 물었다. 아이는 악어 이빨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 이를 본 동생은 집으로 달려가 아버지에게 악어가 형을 물고 놓아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아이들의 아버지는 아들이 있는 강가로 내달렸다. 하도 급하게 서두르느라 악어를 제지하기 위한 아무 무기도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맨손으로 악어를 닥치는 대로 갈겨댔지만, 악어는 움쩍도 안했다. 하지만 아버지 압둘하산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아들의 절망적인 울음소리를 들은 그는 악어의 다리 한쪽을 계속 물었다. 마침내 악어는 피를 흘리며 도망갔다.“
팔타도 경정은 “아버지의 용기로 아들은 왼팔 등에 약간의 상처만 입었을 뿐 목숨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악어의 공격은 팔라완 남부지역에서 자주 발생한다. 과거에도 악어 공격은 몇 차례 보고된 바 있다. 최근 몇 년간 지역 주민들이 악어의 자연서식지를 침범해 악어들의 공격을 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