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교육감 “잘못 없는 아이들 잘못 되는 현실에 어른들과 사회가 응답해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014년 12월 열린수학여행 동행 119구조대원 간담회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서울시교육청 제공>

[아시아엔=이주형 기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수능을 마친 서울대성고 고3 학생들이 강원도 강릉시의 펜션에서 숨지거나 다친 안타까운 사고에 대해 공식 입장문을 19일 발표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입장문을 통해 “우리 어른들이 조금만 더 안전에 신경을 썼더라면 우리 학생들이 희생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무 잘못도 없는 우리 아이들이 잘못되는 현실에 대해 우리 어른들과 우리 사회가 응답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조희연 교육감은 유가족 부모의 요청에 따라 매체들이 왜곡된 사실을 유포하거나 실명을 거론하고 사진을 올리는 등의 과도한 취재를 지양해 줄 것을 당부했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

소중한 아이들 보내며,

이 시대를 사는 어른으로서 부끄럽고 참담합니다.

개인적으로도 12월 18일은 참 슬픈 날입니다. 교육감을 떠나 이 시대를 사는 어른으로서 부끄럽고 참담합니다. 우리 어른들이 조금만 더 안전에 신경을 썼더라면 우리 학생들이 희생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죄책감마저 듭니다. 입시 준비로 아름다운 젊음을 향유할 수 없었던 고3 학생들의 스무 번째 봄을 앞두고 영면하였습니다. 명복을 빕니다. 나아가 7명의 아이들이 회복하기를 온 국민이 기도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어제부터 기도하는 마음입니다. 기적같이 한 아이 한 아이 깨어나고 있습니다. 나머지 아이들도 모두 쾌유되어 부모님 곁으로 돌아오는 기적이 이어지기를 빕니다.

아울러, 유명을 달리한 학생의 한 부모님의 한 맺힌 말씀을 한 가지 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너무 한이 맺힌 말씀이라서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우리 아이들은 잘못한 것이 없습니다. 평소에도 학교와 부모님이 하라는 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성실하게, 착하게 생활하였습니다. 이번 체험 활동도. 정해진 절차에 따라 신청했고, 심지어 밤늦게 돌아다니지 말라고 해서 숙소에 있었습니다. 펜션조차도 문제가 될 만한 장소가 아니라 멀쩡한 펜션을 예약해서 투숙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황망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렇게 아무 잘못도 없는 우리 아이들이 잘못되는 현실에 대해 우리 어른들과 우리 사회가 응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음이 찢어지는 아픔이 있지만, 우리는 조용히 가족장을 치루는 방식으로 우리 사랑하는 애들을 보내고 싶습니다. 왜곡된 사실을 유포하거나 실명을 거론하거나, 아이들 사진을 올리거나 과도한 관심을 갖는 것을 자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유가족 부모님의 요청으로 말씀을 전합니다.

2018년 12월 19일
서울특별시교육감 조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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