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말레이 나집 前총리 1조원 횡령 연루···아부다비 국부펀드에 피소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전 총리 <사진=AP/뉴시스>

[아시아엔=알파고 시나씨 기자] 세계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말레이시아 정권교체의 유탄을 맞아 연일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국부펀드인 국제석유투자회사(IPIC)는 11월 21일 골드만삭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미 뉴욕주 법원에 제기했다.

앞서 11월 12일 골드만삭스 주가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하루 만에 7% 이상 떨어졌다. 이날부터 21일까지 8거래일 동안 따지면 하락 폭이 13.5%에 달했다. 시가총액 117억3000만달러(약 13조2500억원)가 날아간 것이다. 이 모든 사태는 말레이시아 정권교체로 불거진 부패 스캔들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말레이시아는 5월 총선에서 야당 대표로 나온 마하티르 모하맛이 승리하며 나집 라작 총리가 물러났다. 마하티르 집권 이후 나집 전 총리 시절 대형 부패사건이 잇따라 드러났다.

나집 전 총리는 취임 첫해 ‘1MDB’(1말레이시아개발유한공사)라는 국부펀드인 국영투자회사를 세워 글로벌 자금을 유치했다. 그는 그 가운데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 이상 빼돌린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1MDB 자금 유치과정을 돕고 수수료로 6억달러(약 6800억원)를 챙겼다. 나집과 골드만삭스 전 CEO 로이드 블랭크파인이 직접 만나 1MDB건을 논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나집은 애초 말레이시아 석유를 담보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모으고 이를 에너지, 부동산, 관광산업에 투자하겠다며 1MDB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이렇게 모은 돈은 세이셸 등에 있는 유령회사와 차명계좌로 흘러갔다.

마하티르 총리가 정권교체를 이룬 후 말레이시아 당국은 10만달러(약 1억1300만원)의 총리 연봉 외에 별다른 수입이 없던 나집 전 총리 집에서 보석 1만2000점, 명품 핸드백 500여개, 현금 1억1400만링깃(약 300억원) 등을 찾아냈다. 모두 3000억원어치였다. 나집의 계좌에 들어온 돈은 확인된 것만 10억달러가 넘었다. 나집 전 총리의 1MDB 사업 금융 대리인(37)은 빼돌린 돈으로 자신의 옛 연인인 모델 미란다 커에게 810만달러어치 보석을 사준 것으로 드러났다. 미 법무부는 이런 식으로 1MDB에서 횡령된 돈 총액이 45억달러(약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1MDB가 2012~2013년 세 차례 65억달러(약 7조3400억원)어치 채권 발행에 관여했다. 이 과정의 실무를 맡았던 팀 라이스너 골드만삭스 동남아사업부 대표는 지난 11월 9일 재판에서 “비밀을 유지해야 하는 (골드만삭스) 문화 때문에 회사 직원들이 비행을 은폐해야 했다”고 진술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법보다 수익을 앞세우는 골드만삭스의 방침이 화를 불렀다”고 지적했다. WSJ는 “중동의 대표적인 전주(錢主) 아부다비가 골드만삭스에 등을 돌리면, 사우디 등 다른 중동 전주들도 골드만삭스와 사업을 축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말레이시아 정부도 골드만삭스가 가져간 수수료 6억달러를 돌려달라고 압박하기 시작했다.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는 “골드만삭스가 부정행위를 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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