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기자는 왜 ‘서울시교육청’을 부러워하나?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초등학교 1, 2학년 딸을 두고 있는 이집트의 아시라프 달리 기자는 한국에 올 때마다 교육제도에 대해 관심이 많다. 특히 2016년 봄 아시아기자협회 총회 참석 차 한국에 왔을 때 서울시교육청을 방문해 조희연 교육감으로부터 ‘서울시교육 특강’을 들은 이후 만날 때마다 “우리 어린 딸들 한국에서 교육시킬 방법이 없겠느냐”고 묻곤 한다. 당시 조희연 교육감의 특강은 한마디로 “자율적인 환경에서 자라난 학생들이 창의성과 공적 마인드를 갖춰 인류미래를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아시라프 기자는 내게 1960년대 초반 카이로대학교 졸업사진을 보여주며 “당시 이집트 여학생들은 히잡을 쓰지 않고 프리 헤어스타일이 가능했다. 그때는 이집트가 인도네시아 등과 제3세계를 이끌어 갈 정도로 정치적인 파워도 대단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되레 이집트 여성들은 얼굴을 거의 가리지 않고서는 외출도 맘대로 못할 정도로 자유가 억압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후 서울시교육청 웹사이트와 한국신문에 보도되는 서울시교육과 관련한 소식을 종종 체크해 기사 작성과 강연 등에 활용한다. 그는 “서울시교육청 사이트에 실린 글들은 구글 한글번역을 통해 읽고 있어 이해하는 데는 큰 지장은 없다”며 “그래도 외국인들이나 외국 정부가 벤치마킹할 만한 사안들은 영어로도 동시에 소개해주면 고맙겠다”고 했다.

그는 최근 서울시교육청의 ‘1인 1문예시대’에 맞춘 ‘학교문화예술교육 중장기발전계획’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쿠웨이트에서 20년간 신문기자로 활동한 그는 시인이자 소설가로도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다. 그는 “예술과 문화를 통해 창의적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의식을 어려서부터 가르치는 서울시 교육이 한없이 부럽다”고 했다.

그는 필자에게 자신이 ‘감동먹은’ 대목이라며 조 교육감의 기자회견문을 참고하라고 알려왔다. 몇 대목 추린 것이라고 했다.

“미래사회는 경쟁과 서열화, 지식의 암기 위주가 아닌 감성과 창의성, 소통과 협력적 인성이 강조되는 ‘문화의 세기’로 인간의 감성을 충족시키는 사회, 예술과 문화를 통한 창의적 상상력이 소중한 감성사회, 더불어 살아가는 창의적인 사회입니다. 미래사회를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리 서울 학생들이 통섭형 인재로 자라나도록 교육해야 합니다. 통섭형 인재는 삶을 총체적으로 디자인하는 능력(design), 설득, 의사소통, 자기이해를 위한 스토리 구성능력(story), 통합을 위한 조화를 이루어내는 능력(symphony), 균형과 배려의 공감 능력(empathy), 진지함에 놀이를 더 할 수 있는 능력(play), 가치와 함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능력(meaning)을 겸비해야 합니다. 이러한 통섭형 인재를 키워내기 위한 미래인재 교육은 문화와 인간을 폭넓게 이해하고, 자기 성찰의 틀을 배우며, 서로 빛내는 존재로 공존하며, 이해와 배려를 기반으로 공감력을 키워주고, 소통하며, 개성과 창의성을 계발하여 현재와 미래를 풍요롭게 하는 문화예술교육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울 학생이라면 누구나 문화예술기예(樂技) 하나, 스포츠 하나 정도는 충분히 즐기며 즐겁게(樂)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겠습니다. 1인 1예술동아리 활동으로 발표기회를 확대하고, 1인 1문화예술 창작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학생 눈높이에 맞는 소규모 오페라 및 연극기획 제작 발표회를 갖도록 지원하겠습니다. 또한 1인 1문화예술 활동 즐기기를 위해서는 감상체험 중심의 문화예술교육을 강화하고 학기 단위로 희망하는 학교에 악기를 대여하는 등 1인 1악기 연주능력 갖추기를 위한 내실화 방안을 마련하고 문화예술공연 관람 기회를 확대하겠습니다.”

“저는 서울교육감으로서 서울의 학생들을 1차원적 인간에서 3차원적 인간으로 만드는 방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1차원적이라고 하는 것은 기존의 국영수 중심의 교육, 그것도 지식암기위주의 교육을 통해서 육성된 인간을 말합니다. 그러나 이에 더하여 협동과 협력에 기초한 역동적인 신체적 능력을 가질 수 있어야합니다.“

아시라프 달리 기자는 2019년 하반기 스탠포드대학에서 ‘동서 문명교류의 어제와 오늘’을 주제로 1년간 연구·발표를 예정하고 있는 그는 “기회가 되면 서서히, 그러나 뜨겁게 변화하고 있는 한국 특히 수도 서울의 교육현장을 아랍세계에 전파하고 싶다”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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