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겨울비’?구재기 “퍼뜩 정신이 들어”
둑길에 선 나무들이
일제히 한 겹씩
옷을 벗었다
가난한 사람들이
또다시 풀뿌리를
캐며 씹으며
눈물을 훔쳐내야 하는가
퍼뜩 정신이 들어
참으로 오랜만에
쓸쓸한 세상 한가운데에
내가 서있다
둑길에 선 나무들이
저물 무렵
겨울비에 사뭇 젖었다
둑길에 선 나무들이
일제히 한 겹씩
옷을 벗었다
가난한 사람들이
또다시 풀뿌리를
캐며 씹으며
눈물을 훔쳐내야 하는가
퍼뜩 정신이 들어
참으로 오랜만에
쓸쓸한 세상 한가운데에
내가 서있다
둑길에 선 나무들이
저물 무렵
겨울비에 사뭇 젖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