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가 간디와 빌게이츠 닮으려면?···”금벽禁癖에서 확 벗어나시라”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참전계경>(參佺戒經) 제174사(事)는 ‘금벽(禁癖)’이다. 한 마디로 ‘고질병(痼疾病)’을 말한다. 고질병은 ‘오래되어 굳어 버린 나쁜 버릇이나 병폐’를 이른다. “세 살 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도 바로 이 고질병인 금벽을 일컫는 것이다. 영유아(嬰幼兒)기에 형성된 습관을 바꾸려면 평소의 2배 이상의 교육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인도의 한 여성이 아이를 데리고 마하트마 간디를 찾아왔다. “제 아이는 당뇨병이 있는데 사탕을 너무 좋아해서 탈입니다. 단것이 몸에 나쁘다는 것을 좀 알아듣게 타일러 주십시오. 아이가 선생님의 말씀이라면 들을 겁니다.”

간디가 답했다. “미안합니다. 사정이 있으니 3주쯤 후에 다시 방문해 주시겠습니까?”

할 수 없이 3주를 기다려 엄마와 아이가 함께 간디를 방문하자 간디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짧게 한마디를 건넨다. “얘야, 사탕을 먹으면 몸에 해롭단다. 이제 사탕은 그만 먹으렴.” 아이의 엄마는 의아해했다. “그렇게 간단한 말씀이라면 지난번에 해주실 수도 있었을 텐데 왜 3주를 기다리라고 하셨습니까?”

간디는 이렇게 말하는 거였다. “그렇게 하고 싶었지만 사실 그때까지는 나도 사탕을 너무 좋아했거든요. 내가 단것을 끊지 못하면서 아이에게만 사탕을 먹지 말라고 타이를 수가 있어야지요.”

의지력이 강한 간디였지만 사탕만은 오랫동안 끊지 못했나 보다. 간디는 떳떳한 마음으로 아이를 타이르기 위해 작심하고 사탕을 끊은 것이다.

인간의 삶 속에 버릇이 아닌 것이 없다. 입고 먹고 자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모두 제각각이다. 성공하는 사람에게는 성공할 수밖에 없는 버릇이 있고, 실패하는 사람에게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 버릇이 있다.

세계적인 성공 모델인 빌 게이츠도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장점과 좋은 습관을 배우고 익혀서 자신의 습관으로 만들어 왔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와 같이 ‘금벽’이란 사람의 고질적인 나쁜 버릇을 금하는 것이다. 교만하고 방자하고 잔인하고 포악한 것은 그 사람의 고질병이다. 아첨하고 중상모략하고 속이고 기만하는 것도 사람의 나쁜 버릇이다. 규범을 정해 경계하고, 못하도록 막을 수 있게 범위를 정하는 것이 가장 좋은 약이 아닐까 싶다.

습관에 따라 인생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오랜 기간 몸에 밴 습관과 라이프스타일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란 어렵다. 그래서 과거의 악습을 끊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바로 ‘의지(意志)’라는 검(劍)을 들고 자기 삶에 들어가 오랜 습관을 쳐내는 것이다.

요즘 야권(野圈)의 행태를 보면 그야말로 ‘보수의 민낯’을 보여주는 것 같다. 아니,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자유한국당의 민낯’이 아닐 수 없겠다.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처절하리만치 혹독한 참패를 당했으면서도 걸핏하면 국회를 중단하고, 당내에서는 친박과 비박 간 싸움이 한창이다. 그야말로 고질병이고 ‘금벽’이 필요한 것이 아닌지?

궤멸하다시피 한 보수진영을, 무너져가는 당을 재건할 묘안을 짜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국당 내에서 벌어지는 작금의 현실은 보수와 당 재건을 위한 쇄신이 아니라 밥 그릇 싸움에 함몰돼 있다는 것이 지금의 세평이다. 그래도 야당 일각에서는 이래서는 안 된다는 자성(自醒)의 소리도 있는 것 같다.

지난 11월 21일 자유한국당 비상의원총회에서 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이 시점에 계파갈등·인적청산 운운은 공멸로 가는 자살행위”라며 “의원들은 손에 든 짱돌과 비수를 당장 내려놓고 졸렬한 계파의식을 버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의총에서는 한국당의 전매특허인 계파갈등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말았다고 한다.

‘친박·비박 싸움 격화’, ‘세력화가 필요하다’, ‘적으로 본다.’, ‘목을 친다.’ 등 이른바 막말은 아무래도 한국당의 고질병이다. 6·13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은 물론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등 싹쓸이 참패를 당한 야당이다. 궤멸위기에 처한 보수진영과 다 쓰러져가는 당을 재건할 혁신·쇄신 방안을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여도 모자랄 판에 밥그릇 싸움으로 읽혀지는 계파싸움에만 골몰하고 있다. 이러니 ‘구제불능’, ‘총선 뒤 소멸할 것’이란 비난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닌 듯싶다.

반대만을 위한 반대, 반공보수, 원내대표의 막말 그리고 내부총질로 인한 분란 등 국민들 눈에 무엇 하나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는 야당이니 보수를 사랑하는 국민들이 마음 둘 곳이 없다. 한국당의 계파갈등은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11월 20일 한국당의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내 나라가 이렇게 무너지고 망가지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계를 떠난 일이 없기에 정계 복귀가 아니라 현실정치로의 복귀라고 해야 정확할 것” “나라가 통째로 넘어가고 있고 경제가 통째로 망쳐지고 있다”며 슬그머니 정계복귀를 알렸다.

이에 대해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서면으로 “홍 전 대표가 정치 현안에 대해 수시로 미주알고주알 참견하는 바람에 언제 떠났는지 국민은 알지 못하지만 복귀한다니 일단은 격하게 환영한다” “반드시 금의환향해 수구 보수의 거목으로 다시 한 번 우뚝 서서 국민에게 큰 웃음을 안겨주길 기대하겠다” “홍 전 대표가 꼭 한국당의 종신 대표직을 맡아서 수구 보수의 소멸이라는 대업을 이뤄주길 바라고 있다”며 홍 전 대표를 비꼬았다.

막말과 불통의 흘러간 인사들이 또다시 고집불통의 금벽을 고치지 못하고 국민들의 가슴에 슬픔을 안겨주는 행위는 이제 그만 보면 좋겠다. 말 한 마디에도 죄와 복이 왕래한다.

Leave a Reply